추미애, 방송 잇따라 출연해 윤석열 비판
대선 “막판 고심”…현역의원·측근 지원 중
‘추윤갈등 소환 vs 붐업’ 여권 엇갈린 반응
야권은 “추나땡”…尹 측 “열심히 하시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선 출마에 앞서 윤 전 총장과의 대립각을 세워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한 추 전 장관은 “정치검사가 바로 대권에 직행한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그냥 악마에게 던져주는 것”이라고 했고, 13일에는 MBN에 출연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바람 든 풍선”이라며 “이 빵빵한 풍선은 금방 터져버릴 것”이라고 했다. 15일에도 KBS 라디오 방송에 나가 “정치검찰이 대권을 잡으면 검찰 권력을 이용한 공포정치가 시작될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추 전 장관의 대선 출마 명분으로도 이어진다. 그는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검찰개혁을 앞당겨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심적인 각오는 돼 있는데 물리적 여건이 마련되면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측근 일부가 합류해 추 전 장관을 돕고 있으며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현역의원도 있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막판 고심 중이고, 정리가 되면 결단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6월 말을 유력한 출마 선언 시점으로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반감이 큰 민주당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호응이 있을지 주목된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L)가 지난 11~13일 동안 전국 유권자 1,700명을 대상으로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추 전 장관 지지율은 5.5%로 이재명 경기도지사(31.6%),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5.0%), 박용민 민주당 의원(6.1%)에 이어 네 번째였다.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추 전 장관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결과인 셈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여권 내에선 추 전 장관의 등판에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 서울지역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대선 경선이 추윤갈등 시즌2로 흘러가면 중도 확장이 어려워진다”고 우려한 반면, 다른 초선의원은 “민주당 분위기가 많이 침체된 상황에서 스피커가 큰 추 전 장관이 나온다면 붐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권은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신기루를 내세워 법치를 유린한 책임은 절대 가벼운 것이 아니다”며 “꼭 나오셔서 민심을 온몸으로 깨달으시길 바라겠다”고 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추 전 장관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국민밉상 1, 2위 조국과 추미애가 동시 소환됨으로써 야당 후보의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추나땡’(추미애 나오면 땡큐)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면서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계실지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라며 “대선후보로 거론되시는데 열심히 하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