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백신 외교…국제사회에서의 韓 역할 정립
방역 모범국 평가 토대…G7서 文 자리 분위기 입증
문재인 대통령이 11~17일 주요 7개국(G7) 계기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백신 허브'로서의 한국의 역할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한 단계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 확인된 것도 G7 정상회의 참석의 최대 성과다.
청와대는 한국이 주요 경제 협의체인 G20을 넘어 글로벌 리더인 G7 국가들(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평한다. 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대됐고, 특히 올해는 권역별 주도국 4개국 만을 소수로 초청했다는 게 그 이유다. 올해 의장국인 영국은 한국을 비롯한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초청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20개국이 초청 대상이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4일 MBC에 출연해 "한국이 사실상 G8에 자리매김한 것 아니냐는 국제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3일 SNS에 "이제 우리는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다른 나라와 지지와 협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건, G7 정상회의 행사에서의 문 대통령 '자리'다. 문 대통령은 G7 확대회의 1세션에서 의장국 정상인 존슨 총리의 오른쪽에 앉았다. 존슨 총리의 왼쪽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리했다. G7 회원국과 초청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 기념 촬영식에서도 문 대통령은 가장 앞줄에서 존슨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 자리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뒷줄이었다.
K-방역의 성공, 백신 허브로서의 위상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것도 성과로 꼽힌다. 존슨 총리는 지난 13일 한·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한국은 우수한 방역으로 모범을 보였다. 영국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G7 정상회의를 통해 '백신 허브'로서의 한국의 역할이 부각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G7 국가들에 제안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2억 달러 규모의 백신 지원에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세션에서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국 뿐만 아니라 여타 G7 국가들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백신 개발 선도국인 독일과 백신 생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백신 공급이 더욱 원활하고 공평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보유 백신 회사들과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연장선상에서 지난 15일 독일 바이오 제약사 큐어백(CureVac) 대표와 면담했다.하스 큐어백 대표는 한국의 백신 생산 능력의 우수성에 공감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 정책에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 한국과 큐어백은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 수석은 지난 13일 SNS에 "G7 정상들 사이, 문 대통령의 자리가 대한민국의 오늘이고, 우리 후세 대통령의 자리는 더 영광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이번 G7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대한민국의 과거가 쌓아온 '현재의 성취감에 대한 확인'과 '미래의 자신감에 대한 확신'"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17일 스페인 현지에서 동행 기자단과 만나 "(한국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받아들이는 위치에서, 규칙을 만드는 데 동참하는 위치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