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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색이 이상해” 환불 갑질에 점주 뇌출혈 사망


입력 2021.06.22 15:39 수정 2021.06.22 15:19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해당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배달 주문으로 받은 새우튀김 1개를 집요하게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요구와 압박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50대 업주가 쓰러져 3주 만에 숨졌다.


22일 MBC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업주 A씨는 한 고객의 항의와 배달앱 측의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졌고 이내 사망했다.


동료 직원은 A씨가 쓰러지기 불과 1시간 30분 전 그가 가게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객 갑질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김밥과 만두 등을 시켰던 B씨는 주문 다음 날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환불 과정에서 고객은 A씨를 향해 “세상 그따위로 살지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 등의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A씨는 해당 고객과의 내용을 배달앱 쿠팡이츠 측에 전하며 “부모까지 거기서 나오냐.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지 않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고객은 배달앱 측에 A씨가 먼저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결국 A씨는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주고 사과했다.


이후 B씨는 환불을 받은 뒤에도 항의를 계속 이어갔다.


B씨는 자신이 시킨 음식 값을 전부 환불해달라고 요청하며, 배달앱 리뷰를 통해 ‘개념없는 사장’이란 댓글과 ‘별점 1개’로 혹평을 남겼다.


또한 배달앱 측에선 A씨의 김밥집에 수차례 전화해 “고객님께서 다시 통화를 해야 될 것 같다”며 “(해당 고객이) 기분이 안 좋으셔서 주문 건을 모두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 등의 이야기를 전달해 A씨를 압박했다.


배달앱 측은 A씨가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뒤에도 김밥집 직원에게 재차 연락해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 부탁드린다”란 말을 전했다. 직원이 “(사장님이) 전화 받고 쓰러져 깨어나지도 않았다”면서 A씨의 상황을 알렸으나 배달앱 측은 “전달해달라”, “추후 조심해달라”는 말만 반복해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A씨의 유족들은 평소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A씨의 사망 원인이 고객 B씨의 항의와 쿠팡이츠 측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분노했다.


A씨의 남편은 “소비자가 해달라면 어쩔 수 없이 우린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그렇게 (아내가) 참으면서 먹고 살기 위해서 했다는 게 더 마음 아프다”고 심정을 전했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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