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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가 실축이라니’ 승부차기의 압박감이란?


입력 2021.06.29 07:52 수정 2021.06.29 07:5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3-3 동점 이룬 뒤 이어진 승부차기서 음바페 실축

바죠, 메시 등 유명 선수들도 엄청난 압박감 가져

음바페. ⓒ 뉴시스

과거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했던 신문선 해설위원은 2002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당시 키커로 나선 호아킨에 대해 “시험 보는 것, 대학입시 보는 것의 10배, 100배 힘든 압박을 받으며 나가서 차는 것이죠”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호아킨은 골문 구석을 정확히 노리고 찼으나 이운재의 선방에 막혔고 이 실축은 스페인이 토너먼트서 탈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가 탈락했다. 프랑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루마니아 부큐레슈티에 위치한 아레나 나치오날러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스위스와의 16강전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해 탈락했다.


프랑스는 전반 15분 하리스 세페로비치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들어 카림 벤제마가 멀티골, 폴 포그바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를 얻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스위스에 2골을 내주면서 3-3 무승부를 기록했고,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11m 러시아 룰렛’에 돌입했다.


스위스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서 양 팀 모두 네 번째 키커까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위스는 아드미르 메흐메디가 요리스 골키퍼의 방어를 뚫고 골을 만들어낸 반면, 프랑스는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가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히며 그대로 탈락하고 말았다.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선수로 유명한 음바페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노련미가 돋보이는 선수다.


하지만 그런 음바페도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라는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했다. 킥을 차기 전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했지만 왼쪽 구석을 노리고 찬 슈팅은 얀 좀머 골키퍼에게 궤적이 읽히면서 실축이 되고 말았다.


음바페의 슈팅을 막아낸 좀머 골키퍼. ⓒ 뉴시스

페널티킥 실축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이탈리아의 축구 전설 로베르토 바죠다. 바죠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으며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왔고,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를 지나치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바죠는 이때의 실축 하나로 역적이 되고 말았다. 그는 후일 “페널티 킥 득점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축은 모든 이에게 영원히 기억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면서 “나는 그때부터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라고 밝혔다. 승부차기의 압박감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 역시 승부차기서 악몽을 꾼 대표적인 선수다. 메시는 2016년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서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와 어이없는 실축을 저질렀다. 메시는 정확한 슈팅으로 유명한 선수였기에 이 실축의 충격이 매우 크게 다가왔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칠레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고 승부차기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던 메시는 그대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물론 나중에 다시 복귀하게 되지만 국가대표 메이저 무관의 한이 얼마나 큰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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