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윤일의 역주행] 비시즌도 허웅·허훈…농구 부활 신호탄?


입력 2021.07.03 07:00 수정 2021.07.02 18:1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오랜 기간 이어진 프로농구 침체기

허웅, 허훈 형제 등장으로 변곡점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허웅, 허훈 형제. ⓒ 뉴시스

허웅(27, 원주DB)과 허훈(25, 수원KT) 형제는 명실상부 프로농구(KBL) 스타플레이어의 양대 산맥이다.


데뷔 초에는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들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출중한 기량과 팬 서비스 등으로 인해 아버지의 후광은 없어진지 오래다. 실제로 동생 허훈은 2019-20시즌 KBL MVP를 받으며 최정상에 올라섰고, 형 허웅은 두 시즌 연속 인기상을 받으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다음 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석 달이나 남은 상황. 하지만 비시즌 휴식기에도 이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것도 코트가 아닌 방송 예능프로그램 출연 빈도가 매우 높다.


물론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 출연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들의 출연 이유는 남다르다. 바로 농구의 인기 부활을 위해서다.


1997년 출범한 프로 농구는 한때 최고의 겨울 스포츠로 인기를 독차지해왔다.


KBL이 발표한 역대 관중 현황을 살펴보면, 출범 첫 해였던 1997년 총 관중 40만 명으로 시작한 프로농구는 2001-02시즌 처음으로 100만을 돌파했고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다 2011-12시즌 133만 명의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허웅, 허훈 형제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모두 팬 서비스 차원이다. ⓒ 유튜브 캡처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농구의 인기 하락이 2010년대 이전부터 이미 진행됐다고 입을 모은다. 농구대잔치 세대의 은퇴와 외국인 선수들의 득세, 스타플레이어의 부재,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 약화, 부실한 팬 서비스 등 많은 악재들의 누적된 결과물 때문이라는 것.


이러한 배경 속에 허웅, 허훈 형제가 등장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이들은 뛰어난 실력은 물론 농구 코트 밖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형인 허웅은 동생과 만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농구 외적인 사생활을 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구가 좀 더 발전했으면 한다”며 “우리가 방송에 노출이 많이 돼 농구가 좋은 이미지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훈도 마찬가지다. 그도 KBL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나에게 관심을 갖다 보면 팬들이 ‘농구장에 가볼까’하다가 다른 구단, 다른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프로 농구는 서서히 팬들을 코트로 불러들이고 있다. 많은 비판을 받았던 선수들의 팬 서비스도 크게 개선됐으며 KBL과 각 구단들도 유튜브 채널 운영과 다양한 마케팅 행사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중이다.


지금은 농구판을 떠난 최희암 전 감독은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봤나.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받는 이유는 팬들이 있어서다. 팬들에게 잘해라”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프로농구의 인기를 되살릴 희망으로 일컬어지는 허웅, 허훈 형제의 노력이 코트를 다시 뜨겁게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