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권플랜 차질'
대구 등 지역방문 일정도 잠정연기
'비대면' 한계 지적 "입당 서둘러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권행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윤석열이 듣습니다'로 명명한 민생행보를 시작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국민들 속으로 온전히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윤석열 대권플랜'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주중으로 계획했던 대구·경북 방문도 연기됐다. 이번 4차 유행은 지난 세 차례의 유행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중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선 정당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윤 전 총장의 경우 '짧은 쉼표'만으로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선행보를 지원할 인물이 부족한데다 새로운 일정을 짜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탄탄한 조직을 갖춘 정당 소속 대선캠프는 일정이나 자료, 메시지 자료가 쌓여있는 반면 윤석열 캠프는 이번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일정이 취소되고 난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언론 인터뷰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2주 동안 윤 전 총장의 민심탐방 일정은 네 차례뿐이었고, 그사이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당초 정치참여 선언과 함께 확고한 선두체제를 구축하려던 윤 전 총장 측의 '압도적 정권교체' 구상에는 못 미친 상황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정체되거나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성인남녀 1014명에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29.9%로 1위를 기록했지만, 전주 대비 1.5%p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에게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일주일 전과 같은 수준인 21%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로 1위였다.
'박스권' 갇힌 지지율…'제3지대 한계'와의 싸움
그사이 국민의힘은 지지율 고공행진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한 구애의 손짓도 뜸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2%의 지지율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이에 윤 전 총장 주변에선 민심탐방 시간표를 압축하고, 국민의힘 입당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도 1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하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말한 '어떤 결단'에는 입당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후원회 결성을 통해 정치자금 모금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후원금 모금을 비롯해 선거사무소 설치 및 명함 배부, 문자 메시지 전송 등이 가능해진다.
윤 전 총장 캠프 좌장 역할을 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캠프 인선을 본격적으로 구성하겠다"면서 "작지만 효율적인 캠프를 구성하겠다는 후보의 생각에 따라 그렇게 크지는 않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SOI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6.4%다.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