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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정경호, 매 작품 속 '인생캐'를 만드는 배우


입력 2021.07.23 08:38 수정 2021.07.23 08:4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04년 데뷔

'슬기로운 의사생활2' 출연 중

지금까지 봐왔던 이야기와 캐릭터라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내야 하는 것이 배우의 숙제라면, 정경호는 분명 모범생이다.


방송 중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정경호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는 작품의 흥행을 떠나 매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출연을 확정하며 신원호의 새로운 페르소나라고 불린 정경호. 현재 그는 극중 예민하고 까칠하지만 환자의 고통을 뒤에서 살피는 흉부외과 의사 김준완 역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인 일명 '99즈 5인방' 이익준(조정석 분), 채송화(전미도 분), 안정원(유연석 분),양석형(김대명 분), 김준완(정경호 분)은 어느 정도 판타지가 가미된 인물들이다. 사람이 가장 나약해지는 아픔이 찾아온 시기에 만나고 싶은 워너비 의사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사들이 마냥 유니콘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배우들의 유연한 연기 덕분이다.


특히 김준완은 환자들에게 냉철한 진단과 자기관리를 요구하지만, 고아인 환자가 외로워할까 SNS를 배워 면회자 모집을 하는가하면, 아픈 아이 때문에 몰래 숨어 우는 보호자를 위해 걸음을 멈출 줄 안다. 이외에도 프로페셔널과 함께 연애의 단맛과 쓴맛까지도 곁들여 보여주고 있다.


정경호는 김준완을 통해 계산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사실 그는 꾸준히 '재발견', '제2의 전성기'란 말을 들어왔다.


2004년 데뷔 후 두 번째 작품인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유약한 마마보이 최윤으로 이름을 알린 정경호는 SBS '자명고', 그대 웃어요', MBC '로드 넘버원', JTBC '무정도시', SBS '순정에 반하다', MBC '한 번 더 해피엔딩', '미씽나인', tvN '슬기로운 감빵 생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OCN '라이프 온 마스' 등 장르나 감정의 진폭을 가리지 않는 필모그래피를 내놨다.


그는 새로운 걸 만들어내 보여주기 보단, 자신이 있는 걸 최대한 상황과 캐릭터에 맞게 꺼내들기를 택한다.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친근감과 신선함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표현 방법이다.


사랑에 열정적이고 일상에 유머러스한 강민호, 하찮아보이지만 한 방이 있는 결정력, 집념과 인간미가 공존하는 한태주, 현실적인 츤데레 의사 김준완 등 시청자가 정경호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접점이 연기를 위해 마냥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허상은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정경호는 인터뷰를 통해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배우는 배역의 크기를 따지지 않는다고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는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원톱을 주로 맡아온 그가, 이름도 낯설었던 박해수의 조력자로 출연하며 허투루 내뱉는 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비중과 역할에 상관없이 자신이 맡은 배역에 최선을 다해 숨을 불어넣는 노력이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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