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매출 71조…미주보다 3조 이상 많아
테크트로닉스·수프림 일렉트로닉스 주요 고객
메모리 선 비축, AI 서버·레거시 수요 영향 분석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2년 연속 미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출이 미주를 추월한 것은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업계에서는 중국 매출 대부분이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만큼 반도체 사업의 시장 무게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매출은 71조5751억원으로 미주 매출(67조8942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에 중국 매출이 64조9275억원으로 미주(61조3533억원)를 앞섰던 데 이어 2년 연속 같은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2023년만 해도 미주(51조원) 매출이 중국 매출(42조원)을 약 9조원 앞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지역 매출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상당 부분이 반도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판매·수출하는 반도체는 D램, 낸드플래시,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등 모바일용 제품과 HBM과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 일부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4년 하반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가 강화되는 조치로, 중국 업체들이 사전에 메모리 물량을 대거 확보하며 중국향 매출이 대폭 증가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를 우려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제품을 미리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로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매출이 오히려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 구성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대 매출처에는 홍콩 기반 반도체 유통업체인 '홍콩 테크트로닉스'와 대만 반도체 유통기업 '수프림 일렉트로닉스'가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는 중국 본토에 판매되는 반도체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중국 반도체 수요 확대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전자·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났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적인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등에 대한 대중 수출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HBM 등 첨단 메모리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직접 구매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 역량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HBM 같은 첨단 제품은 막혔지만, 일반 소비자용 D램이나 가전용 반도체 등 규제 범위 밖의 범용 제품 수출은 여전히 활발할 수 있다"며 "중국은 산업 생태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수요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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