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심송심' 논란 불식에 나섰지만
당 일각 여전히 '의심 눈초리' 거두지 않아
宋 "특정 후보 당선 시키는 게 목표 아냐" 극구 부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 일정을 비롯해 주요 이슈에서 이재명 후보의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이심송심' 논란 불식에 나섰지만, 당 일각에선 여전히 송 대표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7월 30일 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를 찾아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주택 청약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오는 3일에는 김두관 의원과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단체와 현장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다른 대선 경선 후보들과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이심송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일 송 대표가 이 지사와 함께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이재명 편들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송 대표는 바로 다음날 "삼성 방문은 당 대표 일정을 이 지사가 따라온 것이다. 오해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송 대표 측 관계자도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가 특정 지역에 갔을 때 그 지역 시도지사들이 당 대표 일정에 합류하는 게 관례"라며 "송 대표가 이 지사를 밀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송 대표에게 이 지사는 여섯 분의 후보 중 한명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모든 후보들에게 당 대표와 함께하는 일정을 제안하고 있다"며 "각 후보들의 콘셉트와 시간이 맞을 경우 당 대표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송 대표가 이 지사의 전국 지지 모임인 '민주평화광장' 부산 조직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비공개로 만난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당 대표와 성추행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후 부산시 수장 역할을 했었던 변 전 권한대행의 만남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변 전 권한대행이 부산민주평화광장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해석을 낳게 한다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지난 29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비공개 오찬을 한 뒤 변 전 권한대행과 비공개 티타임을 가졌다. 송 대표와 이날 변 전 권한대행을 만나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위한 방안,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의 2차 가해 논란 당시 변 전 권한대행의 미흡한 대처, 내년 대선·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의 바닥 민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강성 친문(친문재인)과는 거리가 있는 대표적인 비주류 노웅래 의원이 민주연구원장직을 맡게 된 것도 '이심송심'이라는 합리적 의심에 힘을 싣는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민주연구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 발굴, 여론조사, 선거 판세 분석 및 선거 전략 수립 등을 정하는 핵심 보직이다. 노 의원이 민주연구원장직에 내정되기 전 노 의원의 이 지사 지지 국회의원 모임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합류설도 나왔었다. 그러나 평소 노 의원의 실용·개혁적 성향과 4선의 무게감·경륜을 고려한 송 대표의 판단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찬 전 대표가 대놓고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은 누구다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런 것처럼 송 대표의 마음이 이 지사에게 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했다.
송 대표는 "절대 중립"이라는 입장이다. 송 대표는 지난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 "저는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게 목표가 아니라 우리 후보가 내년에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이 지사에게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말은 맞지 않다"고 극구 부인했다. 그러면서 "제가 비주류로서 설움을 당한 아픔이 있는데, 당내에서 특정인을 배제하면 안 된다"며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