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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중위님을 꼭 찾아주세요"…꾹꾹 눌러쓴 초등생의 편지


입력 2021.08.02 18:03 수정 2021.08.02 22:38        김재성 기자 (kimsorry@dailian.co.kr)

ⓒ칠곡군 제공

한국전쟁(6·25) 당시 실종된 미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달라는 한 초등학생의 따뜻한 사연이 담긴 손편지가 유해 발굴 장병들에게 전달돼 장병들의 사명감을 북돋았다.


경북 칠곡군 왜관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유아진양(11세)은 한국전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제임스 엘리엇 중위의 유해를 찾아달라며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유양이 편지를 쓴 계기는 칠곡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인근에서 엘리엇 중위와 그의 가족의 사연이 담긴 추모 기념판을 접하고 나서다. 추모 기념판엔 ‘엘리엇 미 육군 중위와 그의 부인 이곳에 잠들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엘리엇 중위는 29세이던 1950년 부인(당시 23세)과 아들, 딸을 두고 참전했다가 같은 해 8월 27일 낙동강 전투에서 야간 경계 근무를 나간 뒤 실종됐다.


이후 엘리엇 중위를 그리워하던 부인은 2015년 2월 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 5월 딸 레이번은 부모님의 사후 재회를 기원하며 어머니의 유해 일부를 칠곡군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렸다.


ⓒ칠곡군 제공

유양은 편지에서 “지금은 칠순이 넘은 아들과 딸이 아버지 유해를 기다린다는 소식이 안타깝다”며 “우리 지역에서 유해 발굴을 하고 있는데 엘리엇 중위가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편지는 칠곡군 지역 유해 발굴을 담당하는 김동수 육군 보병 50사단장과 칠곡 대대장 정주영 중령에게 전해졌다.


이에 유해 발굴에 참여하는 50사단 칠곡대대 장병들은 사명감을 북돋고자 편지를 복사해 지갑에 보관했다.


한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소식이 확산하자 이를 접한 레이번 씨는 지난 30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를 작성한 유아진양이 매우 고맙고 한국을 방문하면 만나서 안아주고 싶다”며 “대한민국을 위한 아버지의 희생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재성 기자 (kimsorr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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