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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브룩스에 발등 찍힌 KIA, 후반기 시작부터 암초


입력 2021.08.10 09:08 수정 2021.08.10 09:09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주문한 전자담배서 대마초 성분 검출되며 퇴단

지난 시즌 막판 가족 교통사고 때 구단 배려로 미국행

예상치 못한 전력 이탈로 KIA는 후반기 선발진 붕괴 불가피

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 ⓒ 뉴시스

후반기 대도약을 준비하던 KIA 타이거즈가 시작부터 외국인 에이스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KIA는 미국으로부터 주문한 전자담배가 8일 세관 검사 과정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조사를 받게 된 애런 브룩스에 대해 퇴단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브룩스는 “한국에서는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며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미국서는 일부 주에 한해 대마초가 합법인 곳도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특히 한국 정서상 어떠한 이유에서는 대마초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브룩스 역시 이를 모르지 않는다했다.


KIA의 대처는 빨랐다. 이 사실을 즉각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임의탈퇴 공시도 요청했다.


사실 KIA 입장에서는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이 찍힌 셈이다. 브룩스는 지난 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11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에 해당한다.


KIA의 에이스로 활약한 브룩스는 지난 시즌 막판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행이 있었다. 이 과정서 아들이 크게 다쳤다. 이에 KIA는 브룩스의 귀국을 허락했다. 순위 싸움에 갈 길 바쁜 상황이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 큰 결정을 내렸다.


팬들은 에이스로 팀 마운드를 이끈 브룩스와 재회를 고대했다. 미국으로 떠난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빌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KIA와 브룩스의 동행이 막을 내렸다. ⓒ 뉴시스

구단과 팬의 정성에 감동한 브룩스는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KIA와 재계약에 도장을 찍으며 동행을 이어나갔다.


6월 한 달 동안 부상 공백이 있긴 했었지만 브룩스는 올 시즌 13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3.35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KIA는 브룩스가 돌아오고 난 뒤 7월 6경기 전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전반기 부진을 딛고 다시 한 번 5강 싸움을 향한 불꽃을 피우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브룩스의 이탈로 KIA는 선발진이 사실상 붕괴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은 오른쪽 팔 굴곡근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가 후반기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구위를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도쿄올림픽서 빼어난 활약을 보여준 신인 이의리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한 달 간 올림픽 브레이크를 통해 선발진을 재정비한 타 구단들과는 달리 KIA는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선발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브룩스의 퇴단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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