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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롱런 어렵다는 스포츠 예능…‘슬기로운 변주’가 장수 이끈다


입력 2021.08.11 14:00 수정 2021.08.11 10:3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뭉쳐야 찬다2’ 첫 방송 8.0%로 기분 좋은 출발

‘노는 언니’ 1주년

스포츠 예능의 롱런은 쉽지 않다. 대다수의 스포츠 예능들이 출연진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냈고, 그들이 목표를 이루게 되면 재미가 반감되곤 했었다. 그러나 최근 ‘뭉쳐야’ 시리즈와 ‘도시어부’ 시리즈, 그리고 ‘노는 언니’까지. 슬기로운 변주로 한계를 극복 중인 스포츠 예능들이 늘고 있다.


최근 예능가에 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다. 농구를 다룬 ‘뭉쳐야 쏜다’가 최근 종영했으며, 스포츠 선수들의 축구 도전기를 담는 ‘뭉쳐야 찬다2’가 방송 중이다. 여자 축구 열풍을 이끈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을 비롯해 골프 예능 JTBC ‘세리머니클럽’과 TV조선 ‘골프왕’, MBN ‘그랜파’, SBS ‘편먹고 072(공치리)’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JTBC

이들 중 가장 모범 사례는 ‘뭉쳐야 쏜다’와 ‘뭉쳐야 찬다2’를 연속 방송 중인 ‘뭉쳐야’ 시리즈다. 지난 2019년 레전드 스포츠 선수들이 축구라는 새로운 스포츠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뭉쳐야 찬다’를 통해 스포츠 예능 붐을 이끌었다.


성장 서사의 마무리와 함께 프로그램의 수명도 끝나곤 했던 기존 스포츠 예능과 달리, 시리즈를 이어가며 장수 예능으로 거듭났다는 점도 해당 프로그램의 성과 중 하나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변화가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변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뭉쳐야 찬다’ 초반에는 레전드 선수들이 축구에 서툰 반전 면모가 웃음을 자아냈었다. 안정환의 감독 아래 성장을 거듭한 선수들이 점차 완성된 경기력을 보여주며 반전 결과를 만들어낼 때는 뭉클한 감동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이기는 경기들이 많아지자 매력이 줄어들었다.


이에 ‘뭉쳐야 찬다’는 종영하고, 새로운 ‘뭉쳐야’ 시리즈인 ‘뭉쳐야 쏜다’를 통해 농구에 도전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도 ‘뭉쳐야 찬다’와 비슷한 흐름을 따라가게 되자 빠르게 종영을 결정하고, ‘뭉쳐야 찬다2’로 다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뭉쳐야 찬다2’가 보여준 새로운 변화는 ‘뭉쳐야’ 시리즈가 왜 이어질 수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종목만 변경한 것이 아닌, 축구 오디션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기존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 중이다. 이미 완성된 팀으로 축구 도전기를 시작했던 이전 시즌과는 달리, 출연진 구성 과정부터 시청자들과 함께 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를 높이고 있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아우르며 의미까지 더했다. 첫 방송에서는 씨름선수 박정우와 카다비 선수 이장군의 합류가 결정됐으며, 이들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애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감동을 자아냈다. 전 시즌에서는 멤버들의 티키타카가 만들어내는 웃음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었다면, 이번에는 새로운 종목을 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흥미까지 전하게 된 것이다.


현재 채널A에서 시즌3를 방송 중인 ‘도시어부’ 시리즈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스포츠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상황에 맞는 변화들로 꾸준한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처음에는 낚시 마니아였던 방송인 이경규, 배우 이덕화가 보여주는 낚시에 대한 진심이 다소 생소한 스포츠였던 낚시의 매력을 제대로 실감하게 했다.


대다수의 출연진들이 낚시에 익숙해진 시즌3에서는 게스트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예능적인 재미를 강화했다. 낚시를 처음 경험하는 스타 게스트부터 기존 출연진과 동등한 대결이 가능한 베테랑 게스트 등 매 회 어떤 게스트가 나와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부터 스포츠를 향한 도전기가 아닌, 스포츠인들의 ‘노는’ 모습에 방점을 찍은 E채널 스포츠 예능 ‘노는 언니’도 1주년을 맞았다. 박세리부터 한유미, 정유인, 남현희, 곽민정 등 스포츠 레전드들이 출연한다는 것은 ‘뭉쳐야’ 시리즈와 유사하지만, 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경험을 이어가면서 출연진들의 매력을 조명하는 데 더욱 집중했다. 그동안 방송 출연이 흔하지 않았던 여성 스포츠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새로운 재미가 됐다.


이후 컬링, 핸드볼, 역도 등 다양한 종목의 여성 스포츠인들을 초대하며 이야기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출연진들이 그들의 스포츠를 배우고, 경기하는 과정이 그려지기는 했으나, 여성 스포츠인들이 즐겁게 ‘노는’ 것에 방점이 찍힌 만큼 치열한 승부보다는 즐기는 모습으로 편안한 재미를 선사 중이다.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예능들이 쏟아지는 현재, 성장과 목표 달성이라는 기존의 스포츠 예능 서사는 이제 예상 가능한 전개가 됐다. 각자의 색깔에 맞는 적절한 변주는 필수가 된 것이다. 현재 예능가를 접수 중인 수많은 스포츠 예능들이 영리한 변화를 통해 프로그램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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