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출범 후 中과 첫 최고위급 경제회담 이뤄질까
美, 이와 별개로 대만·티베트와 접촉...中 정치적 압박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1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이 방중하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첫 최고위급 경제회담 성사되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대만과 처음으로 해양경찰 간 회의를 공식적으로 개최하는가 하면,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측과 접촉하는 등 중국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모습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관계 원칙인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것으로 잘 설명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월 중국에 대해 “경쟁해야 할 때는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을 때는 협력하고, 반드시 적대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재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무역정책을 폭넓게 검토하면서 옐런 장관이 중국 방문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 장관의 방중 논의는 코로나19 위험 등으로 아직 초기 단계이나, 만약 그가 방중한다면 류허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등 국가 간 공통 관심사는 물론 무역협상 등 갈등이 첨예한 문제 등을 논의에 포함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옐런 장관의 방중 논의는 최근 미국 주요 30여개 경제단체가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하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협상을 재개한다면 앞선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서 다루지 않았던 정부 보조금, 정부조달, 사이버보안 및 디지털 무역 등도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옐런 장관의 방중이 현실화 되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넘어선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 된다.
다만 릴리 아담스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옐런 장관이 가을에 방중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정치적으로는 연일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연합보(聯合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전날 ‘대만-미국 해양순찰 업무 소조’ 1차 회의를 인터넷 화상 연결 방식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대만의 해경 조직이 공식 업무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대만과 해경 협력을 통해 남중국해 등 중국 주변 바다에서 중국의 세력 팽창을 견제하려 한다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은 티베트와도 접촉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측과 만나자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아툴 케샵 인도 주재 미국 대사는 10일 오후 트위터에 응고두프 동충 티베트망명정부(CTA) 대표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은 정치적 자유와 티베트의 문화적·언어적 정체성 보존을 지지하며 모든 사람의 동등한 권리를 위한 달라이 라마의 비전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블링컨 장관이 인도를 방문해 뉴델리에서 응고두프 동충 대표를 만나 중국이 반발한 지 약 보름만이다. 중국 측은 “미국은 티베트 문제를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