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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논란②] "스스로 물러나는 게…" 이재명 캠프 '부글부글'


입력 2021.08.19 00:00 수정 2021.08.18 22:15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황교익 "이낙연 정치 생명 끊겠다" "짐승"

黃 '막말 파문'…이재명 캠프, 당혹·속앓이

이재명 측 "黃 발언, 너무 심해…자중하길"

송영길 "黃, 금도 넘어"…黃 "이낙연이 먼저 넘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황교익 씨 유튜브에 출연한 모습ⓒ황교익TV 유튜브 캡쳐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거친 입'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캠프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황교익 리스크'가 대선 경선 국면에서 이 지사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캠프 내에선 "더 이상 이 지사에게 부담주지 말고 황 씨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황 씨의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만 하더라도 "전문성 있는 인사"라며 '철통 엄호'에 나섰지만, 황 씨의 '막말 파문'이 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 씨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도쿄·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는 이낙연 캠프의 비판에 대해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는 제가 제 능력으로 확보한 권리"라며 물러나라는 소리는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황 씨는 전날(17일)엔 "내게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운 이낙연 측 사람들은 인간도 아닌 짐승", "일베들이 하는 짓을 하는 짐승들"이라며 맹비난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사태에 대해 캠프의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이 분(황 씨)이 말하는 걸 보니까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더라. 너무 심한 것 같다.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씨 스스로 물러나주면 좋겠지만 그럴 사람 같지는 않다. 인사청문회 전까지 이 논란은 계속 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캠프의 한 인사는 이날 박찬대 수석대변인에게 황 씨의 발언 요약본을 보내며 "대다수 국민들은 경쟁후보에 대한 거친 표현에 대해 JM(이 지사)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에 생각이 미친다. 민심이 그렇다. 역지사지해보셔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황 씨가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고집 피울 일이 아니다.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황 씨에 대한 내정을 하루 속히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도 "황 씨의 최근 발언과 논란은 이 지사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황 씨 내정을 철회하고 결자해지하라"고 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황 씨 논란 관련 질문에 "황 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며 "논란 과정을 통해 다 상식에 맞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황 씨는 즉각 반발했다. 황 씨는 송 대표의 발언 직후 페이스북에 "송 대표님, 금도는 당의 정치인이 먼저 넘었다"며 "유력 정치인이 제 직업 생명을 끊겠다고 덤비니까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제게 사과시키면 저도 사과할 용의가 있다"라고 했다.


'황교익 리스크'는 황 씨에 대한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가 개최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전날(17일) 당 대선 경선 4차 TV토론회에서 황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관련 질문을 받고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걸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도민들의 의견을 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이 지사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면 정치적 유불리는 신경 안 쓰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인사청문회 전에 '어떤 결단'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황 씨는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다. 도의회에서 인사청문 결과보고서가 채택되면 이 지사는 황 씨를 3년 임기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할 예정이다. 다만 도의 청문 요청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청문회 일정이 몇 주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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