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진출 이후 26년만에 완전 철수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르노삼성 지분을 모두 팔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그룹은 26년만에 자동차제조업에서 물러나게 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19.9%를 매각하기 위한 투자설명서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배포했다. 매각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삼성카드는 르노삼성의 2대주주다. 현재 르노삼성의 최대주주는 지분 80.04%를 보유한 르노BV다. 르노삼성과 삼성간의 '삼성' 상표계약이 지난해 8월 종료돼 2년간의 유예기간만 남은 만큼 이번 지분까지 정리되면 르노와 삼성은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삼성은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면서 처음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와 경영난에 봉착해 이듬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르노그룹이 2000년 자회사 르노BV가 삼성카드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르노삼성차'가 탄생했다.
르노삼성은 당시 삼성전자·삼성물산과 10년 단위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발생 매출의 0.8%를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르노삼성차가 8년 만에 7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경영악화 기조를 드러내가, 삼성은 지난해 8월에는 상표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사업철수 시기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상표권 사용료가 연간 400억~500억원에 달하는 점도 삼성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적악화로 인해 르노삼성이 삼성카드에 매년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가 감소하는 점도 지분 정리의 이유로 꼽힌다. 대신 삼성은 2018년 하만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전장사업을 확대하고,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 등 완성차업계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자동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