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투수진 구멍 발생함에 따라 빅리그 합류
사실상 마지막 기회, 스윙맨 역할 맡을 것으로 보여
다시는 빅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할 것으로 보였던 텍사스 양현종이 기적적으로 기회를 부여받았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25일(한국시각) 양현종을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양현종은 지난 6월 17일 빅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된 뒤 69일 만에 엔트리에 합류하며 세계 최고 무대를 경험하게 됐다.
올 시즌 양현종은 빅리그에서 7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59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국내 복귀를 선택하는 대신 마이너리그로 향했지만 이곳에서도 10경기 동안 승리는 없었고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고개를 숙였다. 급기야 최근에는 불펜으로 강등,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는 듯 보였다.
기적은 찾아왔다. 빅리그인 레인저스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최근 주축 투수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부상으로 이탈, 마운드에 큰 구멍이 발생한 상황이다. 결국 로스터를 채우기조차 버거웠던 텍사스는 마이너리그로 고개를 돌려 선발 요원 물색에 나섰다.
양현종의 확실한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임시 선발 또는 긴 이닝을 책임져주는 스윙맨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임무는 뚜렷하다. 선발 등판 시 최소 5이닝, 불펜으로 나선다면 3~4회 이닝은 거뜬히 소화해줘야 한다.
양현종의 올 시즌 최다 이닝 소화는 지난 5월 뉴욕 양키스전에서 기록한 5.1이닝이며 선발서 최소 이닝은 3이닝이었다. 또한 불펜 등판 시 4이닝 이상 던진 횟수가 세 차례나 됐을 정도로 스윙맨으로 활용하기 아주 적합하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한 관건은 역시나 투구수 조절이다. 빅리그에 몸담고 있었을 당시 구위로 압도하지 못했던 양현종은 이른바 ‘도망가는 피칭’을 거듭하다 투구수가 불어나기 일쑤였다.
양현종의 올 시즌 이닝당 투구수는 16.93개로 텍사스 평균인 16.54개보다 다소 많은 편이다. 사실상 이번이 빅리그 잔류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구수를 낮추고 보다 자신감 있는 피칭을 선보여야만 자신의 모든 불꽃을 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