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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깐 때린다? 데이트 폭력 ②] 연인이니깐 싸울 수 있다? 재발률 높은 이유들


입력 2021.08.28 05:25 수정 2021.08.28 18:09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전문가 "연인싸움 가볍고 관대하게 보는 잘못된 사회통념이 재범 부추겨"

"가해자 개인의 성인지감수성 부족과 '이 여자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소유욕, 폭력으로 이어져"

"가혹한 폭력 행사 뒤 용서빌고 선물세례, '나를 사랑하고 있다' 착각 야기…폭력 상습화"

데이트폭력ⓒ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몇년 간 국내 데이트 폭력 사례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을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문제로 치부하는 뒤떨어진 사회적 통념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가해자들의 비뚤어진 소유욕과 성인지감수성 등의 개선도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데이트 폭력의 현실, 새롭게 읽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경찰청 전국자료로 집계한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1만9940건이다. 이는 2017년 1만4136건 대비 41.1% 나 급등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폭행·상해 7003건(71.0%) ▲경범 등 기타 1669명(16.9%) ▲체포·감금·협박 1067명(10.8%) ▲성폭력 84명(0.8%) 순이었으며 끝내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도 35건(0.3%)에 달했다.


반면 검거 비율과 구속 비율은 거꾸로 낮아지고 있다. 경찰이 당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검거 비율은 2016년 89.4%였지만 2019년 49.4%로 반토막 났다. 구속 비율도 같은 기간 5.4%에서 5.1%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의 원인으로 가해자 개개인의 비뚤어진 소유욕과 성인지감수성 부족, 연인들 간 다툼을 가볍고 관대하게만 보는 사회통념 등을 꼽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데이트 폭력은 비단 환경적 요인뿐만아니라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성을 드러내는 가해자 개개인의 성격이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며 "여성을 대등하게 보지 않고 비하해서 보는 한편, '이 여자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소유욕으로 나타나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데이트 폭력은 재발률이 높다는 점을 짚으며 "데이트 폭력을 범죄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통념이 원인"이라며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에 신고도 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데이트폭력ⓒ게티이미지뱅크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를 소유하려는 욕구가 강해져 상대가 벗어나려고 하면 폭력적인 방법으로 통제하려는 것"이라며 " 연인 싸움을 관대하게만 보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이같은 범행이 반복되는 것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가혹한 폭력을 행사한 뒤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선물세례를 하는 등 변화된 행동을 보이는데 이때 피해자는 폭력은 일시적인 행동으로 치부하고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한다"며 "이런 상황들이 반복돼 폭력이 상습화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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