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모녀 살해' 김태현 "피해자 불편함 못 느꼈다"

재범 위험성 13점으로 높아

서울 노원구의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현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김태현이 재판에서 피해자가 자신에게 느꼈을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김 씨는 범행 전후 과정과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등을 묻는 검찰 신문에 "같은 공간에 있던 피해자가 느낀 불편함에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월 23일 피해자 가운데 큰딸을 비롯한 지인 2명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신경질을 부리며 술병을 깨트렸다. 당시 큰 충격을 받은 피해자 큰딸은 김씨에게 더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교류는 끊어졌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술을 마시고 피해자 얼굴을 본 뒤에야 내가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해자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욕구·궁금증에 의해 계속 연락을 시도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범행 당시 큰딸을 제외한 가족은 단지 제압만 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요청하며 "보호관찰소 조사 결과 재범 위험성이 13점으로 높은 수준이며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씨가 재판부에는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자신에 관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 점을 지적하며 "사람들이 김씨가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이달 1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