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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드라마 '상견니', 특정 회차 극장 상영…마니아 다 못 품었다


입력 2021.09.08 13:53 수정 2021.09.08 13:5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판 버전 제작 예정

메가박스 단독 상영

대만 드라마 '상견니'가 전 세계 최초 오리지널 에피소드 대만판 12화를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8일에는 최종화인 13회가 극장에서 개봉한다. 배급사 오드는 한국 팬들의 이례적인 사랑과 요청으로 인해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편집된 국내 버전이 아닌 대만판 편집본으로 메가박스에서 상영하게 됐다고 사유를 밝혔다.


'상견니'는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 왕취안성을 잊지 못한 주인공 황위쉬안이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 해 그와 똑닮은 남학생 리쯔웨이를 만나 벌어지는 타임슬립 로맨스로, 대만 현지는 물론 각종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0억뷰가 넘는 기록을 달성한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도 '상친놈'(상견니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꽤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엔피오 엔터테인먼트와 리안컨텐츠가 판권을 사들여 한국판 제작을 한다고 밝히며 관심작임을 입증했다.


'상견니'의 개봉 소식에 팬들과 극장가에도 단비가 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여름 텐트 폴 작품으로 올해 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관객 수가 회복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영화를 관람하러 가거나 신작이 개봉을 결정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에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상견니'가 또 하나의 동력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방영했던 드라마의 특정 에피소드를 개봉하는 만큼 타깃층은 '상견니'를 본 팬들로 정해져 있었지만 모두를 품지 못한 그림이다. 네이버 포털 사이트 '상견니' 평점에는 팬들의 아쉬움의 남는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견니'는 오직 드라마 팬들만을 위한 작품으로 상영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영화인지 알고 발걸음 했다가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관객부터, 12회, 13회를 나눠 따로 개봉하는 행위 자체가 상업적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드라마로 봐도 무방한 에피소드를 티켓값을 지불하고 볼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드라마가 극장에 상영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왓챠는 6부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과 '체르노빌' 상영회를 가졌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했던 '리틀 드러머 걸'은 홍보 마케팅 차원에서 극장 시사회를 가진 이후 팬들의 요구로 다시 한번 6시간 감독판으로 스크린에서 소환됐고 5부작으로 6시간가량 러닝타임이었던 '체르노빌'도 극장에서 정주행할 수 있도록 상영했다.


2020년에는 2017년 영화 '배드 지니어스'를 드라마로 제작한 '배드 지니어스 더 시리즈'가 총 12개의 에피소드를 각 2편씩 묶은 6편을 상영했다. 드라마를 본 관객과 보지 않은 관객 모두 품을 수 있도록 재편집점을 마련했다.


'상견니' 배급사는 여름 극장가를 노린 국내외 대작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신작들의 개봉 공세에도 박스오피스 상위권,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며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상견니' 13화 개봉을 앞둔 7일 12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서는 0.5%로 22위, 메가박스 예매율 1.7%로 15위였다. '상견니' 12화는 영진위 예매율 0.5%로 45위, 메가박스 예매율 0.3%로 17위이며 누적관객수는 5756명이다.


극장이 영화가 아닌 새로운 영상 콘텐츠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탐색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극장을 오로지 큰 화면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특성 밖에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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