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세 탄 洪, 연일 이재명 맹폭
기본시리즈·수술실 CCTV 설치법 비판
李 "洪, 기득권에 눈먼 구시대 정치인"
洪 "모르고 우기는 것이 꼭 차베스 같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 간 신경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견고한 1강 체제를 유지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주춤하는 사이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홍 의원이 '이재명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이 지사도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두 사람 간 대립 구도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해 이 지사가 적극적으로 환영했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에 시행된다.
홍 의원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의료과실을 입증하는데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CTV 설치는) 모든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차라리 의료과실 소송에서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규정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고 무상급식을 방해한 홍준표 후보님의 사고 수준이 드러난다"며 "기득권에 눈먼 구시대 정치인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홍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은 강성노조의 패악 때문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이미 다 알고 있고, 무상급식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경남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을 수백억씩 지원 받고도 도의 감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감사를 받을 때까지 1년간 지원 중단했다가 감사를 받겠다고 해서 지원 재개한 사안에 불과하다. 내용도 모르고 우기는 것이 꼭 차베스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성이 삐뚤어지면 세상 모든 것이 삐뚤어지게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홍 의원은 지난 7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지사를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가 비판을 받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빗대며 맹폭했다.
홍 의원은 "이 지사가 기본소득·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를 내세우는데 그야말로 차베스가 아닐 수 없다"며 "기본시리즈로 안 그래도 문재인 정권 들어 거덜난 나라를 더 거덜내려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 이 지사를 상대하고, 압도할 사람은 홍준표 밖에 없다"며 "이재명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고, 특히 나랏빚 떠안을 2030 미래세대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가수반을 목표로 하는 분이 왜 이렇게 쉽게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냐"며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도 우리와 수교국이다. 정치적 노선이 다르지만 일국의 합법적 국가 정상이었다. 갖춰야 할 기본 예의 좀 지키자"고 했다. 이어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생각도 참으로 낡디 낡았다"며 "기본소득은 혁명적 변화에 국민을 지키는 안전판과 같다. K-방역처럼 대한민국이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홍 의원이 이 지사와 대결 구도를 짜려는 모습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면 다음 타자로 홍준표 의원이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며 "홍 의원 입장에선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 지사와 대결 구도를 만들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