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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대전' 막 올랐다…쌍방간 캠프 저격전


입력 2021.09.15 00:09 수정 2021.09.15 00:5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尹캠프, 洪캠프 핵심관계자 '배석설'

보수층 거부감 강한 박지원과 엮어

洪 "공격할 깜도 안되는 초보 공격수

터무니없는 거짓말 하면 천벌 받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15일 발표되는 1차 경선 결과와 8인 후보자 압축을 계기로 열전(熱戰)에 돌입하는 가운데, 선두 경쟁을 벌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전 대표 간의 '윤홍대전'도 본격 막이 올랐다.


홍준표 전 대표의 급상승세에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기존의 대세론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게 된 윤석열 전 총장이 홍준표 캠프 핵심 관계자를 겨냥한 공격에 나섰고, 이에 홍 전 대표 측도 윤석열 캠프 인사를 조준한 역저격에 나섰다. 11월초까지 이어질 치열한 공방의 첫 포성이 울렸다는 관측이다.


14일 국민의힘 안팎은 이른바 '박지원 게이트'의 핵심 사건인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 씨 사이의 회동에 홍준표 캠프 핵심 관계자가 배석했다는 설로 하루종일 들끓었다.


해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에 오래 재직했던 인물이다. 전직 국정원 재직자가 국정원장의 식사 자리에 배석했다는 설에 당 안팎의 의혹의 시선이 홍준표 캠프를 향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 캠프의 폐부를 찌르는 공격이 나왔다"며 "홍준표 캠프 사정에 훤한 인물이 아니면 구사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보수층 사이에서의 거부감이 강한 박지원 원장과 얽히게 되면 경선 국면에서 타격이 크다. 박 원장을 활용한 '공격 카드'의 위력은 다른 누구도 아닌 홍준표 전 대표가 가장 잘 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박지원이 상왕"이라는 이른바 '박지원 상왕론'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3위로 주저앉혔던 장본인이 바로 홍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격을 좌시할 수 없는 홍 전 대표 측이 진화에 나섰다. 이미 2013년에 국정원을 퇴직한 해당 당사자는 배석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홍 전 대표 본인도 이날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을 예방하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태 정치하면서 네거티브 전선에 나만큼 단련된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그런 지적에 흔들릴 사람도 아니고, 그런 문제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홍준표 전 대표는 이러한 공격을 구사한 윤석열 캠프 관계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홍 전 대표는 "(그런 공격을 누가 하는지) 알만한 사람"이라며 "내가 담배 끊은지가 언제인데, 내가 무슨 (경남도지사 시절 도청) 직원들에게 재떨이를 던졌다고 하고 다닌다더라. 그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하고 다니면 천벌 받는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 사람들은 공격수로 따지면 초보 공격수"라며 "상대를 보고 달려들어야지, 그 사람들이 나를 공격할만한 깜이 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도마 위에 올린 '초보 공격수들'은 한때 친홍(친홍준표)계의 실세·측근 또는 좌장·돌격대장이라 불리던 복수의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홍 전 대표의 도지사 시절까지 언급하며 공격에 나선 인물은 공격의 속성상 그 본인도 도정에 참여했던 인물일 수밖에 없다. 이들은 2017~2018년 홍준표 전 대표가 당대표이던 시절에 득세했으나, 최근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홍 전 대표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자신을 '배신'한 인물에 해당할 수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SNS에 "정치적 뜻이 달라 갈라서는 것은 존중해왔지만 눈앞의 이익에 혹해서 배신하는 것은 몰염치"라며 "누구든지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들면 한국 정치판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날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하고 다니면 천벌 받는다"는 경고는 '배신자 프레임'으로 이들 '초보 공격수'들을 상대로 역공을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공방을 가리키는 '명낙대전'은 후보 본인을 겨냥한 공방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윤홍대전'은 후보 본인이 아니라 서로가 쌍방의 캠프 핵심 관계자를 공격하는 단계로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 서로가 후보 본인을 공격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총장 측의 경우, 홍준표 전 대표 본인을 직접 공격하면 "홍 전 대표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그간의 말이 뒤집어지고 자칫 추격당하는 초조함이 드러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실제로 홍 전 대표도 이날 윤석열 캠프 측의 공격을 가리켜 "쫓기고 뒤집어지니 아마 다급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이제는 걸고넘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모양"이라고 규정했다.


반대로 홍준표 전 대표 측이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을 직접 공격하는 것도 자칫 '내부총질'로 비쳐질 수 있어 부담스럽다.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원팀'으로 누가 되든 정권교체를 이뤄냈으면 하는 지지자들의 정서가 강한데, 이같은 정서에 부합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서는 "대통령 될 인성이 되느냐"고 강력한 비판을 전개하면서도, 당장의 경쟁 상대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는 "내가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양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이나 홍 전 대표나 15일의 1차 경선이나 내달 8일의 2차 경선 통과는 무난한 유력 후보다. 홍 전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종 경선에만 관심이 있지, 1차·2차 경선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당장은 쌍방의 캠프 핵심 관계자를 저격하는 공방으로 '윤홍대전'의 막이 올랐지만, 궁극적으로는 본선 경쟁력 검증을 명분 삼은 후보간 전면전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전 대표 후보 본인을 털고 검증하는 치열한 사생결단의 승부로 번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한 달 반 동안 '윤홍대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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