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리면 학생에게 책임 전가?”…인권위, 서강대에 ‘인권침해’

지난 3월 서강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외출 서약서' 내용 중 일부. ⓒ서담 캡처

기숙사생들에게 ‘외출 후 코로나19에 걸리면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서약서를 요구해 논란이 일었던 서강대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게 됐다.

2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인권위는 관련 진정을 심의하고 해당 서약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진정은 한 서강대 졸업생이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권위는 서강대 총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권고하는 결정문을 작성하고 있으며, 상세한 조사 내용과 판단 논리는 결정문에 담길 예정이다.

앞서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와 벨라르미노 학사는 지난 3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확진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자 사생들로부터 서약서를 받았다.

해당 서약서에는 ‘외출 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는 장소 방문을 삼가고 감염 위험이 많은 장소 방문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모든 경제적 손실 및 민·형사상으로 책임질 것으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에 서강대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인권 침해다”, “코로나19 확진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반발했다.

이어 일부 학생들은 서약서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작성됐으며,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글을 올려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서강대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된 후, 받은 서약서는 자체적으로 즉각 폐기했으며 서약서 제출 규정도 없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