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팀, 1조원대 ‘박달스마트밸리’ 군침
안양도시공사, 지난 16일 공모 취소해
업계 “사업 규모·민간 역할 축소될까” 우려
경기 안양 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이른바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이 민간사업자 공모를 돌연 취소했다.
이 가운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4호’ 투자자들이 1조원 규모의 안양시 ‘박달스마트밸리’ 사업에도 입찰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KBS에 따르면 ‘박달스마트밸리’ 참여의향서 접수현황 및 법인별 자료 열람 일시 자료를 보면, ㈜엔에스제이홀딩스는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5일 가장 먼저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날 보도했다.
법인 등기부 등본을 보면 ㈜엔에스제이홀딩스는 천화동인 4호가 이름만 바꾼 동일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사내 이사는 천화동인 4호를 소유하고 있는 남욱 변호사로 등재돼 있다. 또 인터넷 상에 공개된 기업 정보에는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의 가족과 이성문 대표가 사장(대표)으로 기재돼 있다.
한편,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던 경기 안양 도시공사는 지난 16일 홈페이지 ‘알림 사항’을 통해 “민간사업자 공모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도시공사는 “공익성 재고, 절차 지연으로 인한 공백의 최소화, 관련 공공기관과의 의사 조율 등을 위해 공모를 취소한다”고 했다.
앞서 공사 측은 지난달 5일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냈다. 이에 같은 달 18~20일 진행된 사업참여의향서 접수 결과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 평가액 기준 국내 상위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들을 포함해 총 100여개사가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만안구 박달동 일원 328만㎡에 첨단 산업, 주거, 문화 시설 등이 들어서는 스마트복합단지 조성 사업이다. 국방부 탄약고와 사격장 등을 이전·기부하고 대신 기존 부지를 받는 ‘기부대 양여 사업’으로 대체 시설 건립비용만 1조1098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또 다른 개발사업들에 차질이 생길까 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박달 스마트밸리 사업이 명목상 취소지만, 일정이 연기되는 것 뿐”이라면서도 “이렇게 되면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어차피 시공은 결국 민간건설사가 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번 대장지구 여파로 민관합동 방식의 개발에서 민간의 역할이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