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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 형수, 박 모씨 "이재명, 유동규 얼마나 사랑하면 임명했겠나"


입력 2021.10.09 10:00 수정 2021.10.09 11:38        김하나기자 (hanakim@dailian.co.kr)

박 모씨 "2012년, 남편(故 이재선 회계사)이 유동규는 이재명의 측근 중에 측근이라고 강조"

"남편이 '(동생이 보낸 ) 문자 보니 유동규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주변에선 흘려 들어"

"이재명 '나는 백이고 비판 세력은 흑'이라고 생각해…무서운 흑백논리 이념의 소유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이재명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땅 29만평 개발을 둘러싼 의혹, 이른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 故 이재선 회계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해왔다는 김사랑(49) '모두가 리더' 대표는 최근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대장동 관련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은 이 지사와 갈등해온 친형 이재선(2017년 11월 사망) 회계사"라고 주장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2012년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이상한 발상"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고인의 아내 박 모씨는 8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남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지사의 측근 중에 측근이라고 말했다"며 "이 지사가 보낸 문자를 보니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을 많이 사랑한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2년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100여 건의 글 가운데 "'유 전 본부장이 어떤 능력이 있는지 전공분야와 경력을 밝혀 달라'는 인사문제 제기가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그간 이 지사와 남편이 형제 사이라는 이유로 생전에 남편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사적인 문제로 치부돼 왔는데, 모두 지역사회 공론화가 있어야 했던 공적인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고인이 생전에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말했나.


"2012년에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의) 측근 중에 측근이란 얘기를 나한테 해줬다. 임명권자가 아무나 임명했겠나. 임명을 부시장이 했다면 말도 안 한다. 시장이 하지 않는가?"


▲2019년 이 지사가 트위터에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국내 최초 파격 출산정책 화제'라는 기사를 올리는 등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자격이 안되는데도 당연히 심복이었다. 얼마나 사랑하면 임명했겠나. 2012년 남편이 '(동생이 보낸) 문자를 보니 유동규 많이 사랑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 얘길 계속했는데 사람들은 흘려들었다. 2012년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100여 건의 글 가운데 유동규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전공분야와 경력을 밝혀 달라는 인사문제 제기도 포함돼 있었다."


▲대장동 의혹이 이제서야 불거지고 있다.


"이 만큼이라도 밝혀져 다행이다. 남편이 생전에 자기 카카오톡 프로필에 걸어둔 사진에 '진실은 묻히지 않고 반드시 밝혀진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자신이 성남시 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직원을 관리한 사람이 아니라서 유동규를 잘 모른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공단의 직원 관리와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시장이다. 모를 수 없다."


▲말씀하신 고인의 프로필 문구가 대장동 의혹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나.


"그렇다. (남편이) 시정 비판을 자주했기 때문이다. 대장동뿐만 아니라 남편은 100여 개의 글을 썼고, 당연히 다른 비판들도 많이 썼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 동안에는 가족끼리 싸웠나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겠지만 이건 사적인 일이 아닌 공적인 일로 발생한 일이다. 두 사람이 형제라는 이유로 생전에 남편이 제기했던 문제들이 가족 사이에서 일어난 사적인 문제로 치부돼 왔지만 모두 지역사회 공론화가 있어야 했던 공적인 일이었다."



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고인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처음 문제 제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하나만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아니라 공적인 사안에 대해 계속 비판적인 글을 써왔다. 전임시장 때도 열심히 썼고 이 지사는 인권변호사니깐 잘하리라 생각해 안쓰다가 일련의 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련의 일이라면... 고인은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나.


"새마을회가 판교 주민들의 시위와 관련해 사전 집회신고를 하도록 성남시로부터 요청받았지만 거부하면서 회장 인사가 교체된 적이 있다. 이 사건을 본 뒤로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극히 공적인 발언을 한 것 아닌가.


"그렇다. 나 하나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면서 남들이 하기 힘든 말만 했다. 그런 일에 보람을 느껴 항상 시정 비판을 했고, 시정 비판의 글이 위협적으로 느껴졌으니 정신병자로 남편을 내몰았던 것이다."


▲고인은 4년 전 폐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일반인들의 절세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블로그 <공인회계사 이재선의 책읽기>를 작성했다.


"본인이 재능 기부할 것은 이것 밖에 없다고 판단해 블로그를 운영했고, 많은 사람들이 남편 글로 도움을 받았다고 찾아왔다. 남편은 건국대 경영학과에 진학해 4년간 장학생에, 대학교 2학년 때 CPA 자격증을 따서 학교에서 플래카드까지 붙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정신병자일 수 있는가."


▲돈과 권력이 있는 공인들은 항상 대중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공론의 장에 놓이는 게 상식이지 않나.


"이 지사의 성향은 나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세력은 무조건 짓밟아야 하는 세력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토론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지사의 사고방식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나는 백이고 나를 비판하는 세력은 흑이다'는 식의 흑백논리 이념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념인가?"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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