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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구조조정 기업자금 부실 운용 '도마'


입력 2021.10.15 09:02 수정 2021.10.15 09:0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HMM 자금 4조원으로 27억 수익

강민국 "운용실태 전반 감사해야"

HMM 보유 여유자금 산업은행 운용 세부 현황 ⓒ강민국 의원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의 여유자금을 자체적으로 운용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기업의 자금을 이자 수익과 실적 올리기에 사용하면서 모럴해저드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받은 'HMM 보유 여유자금별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HMM 보유 여유자금 4조308억원의 67.4%가 산은에 맡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이 자금 가운데 85%에 달하는 2조3107억원을 정기예금에 예치했다.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에는 각각 3790억원과 277억원씩을 투입했다.


산은을 포함한 전 금융사를 기준으로도 HMM의 예금 비중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HMM의 전체 여유자금 중 정기예금에 투입된 금액은 63.2%에 달하는 2조5477억원으로 집계됐다. MMDA와 MMT(RP)에 예치된 금액도 각각 24.9%(1조41억원), 7.8%(3140억원)를 차지했다. 이외 나머지 4.1%는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등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운용방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극히 미미하다는 점이다. 올해 9개월 동안 HMM의 여유자금을 운용해 얻은 수입은 만기 도래 전 상품을 제외하고 27억원에 불과했다. 만기가 있는 상품의 향후 예상 이자 수입도 4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유자금을 활용한 수익이 저조한 이유로는 산은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한 저금리 상품에 돈을 맡긴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유자금이 투입된 금융상품 40건 중 별도의 금리가 없는 외화 당좌예금(13건)을 제외한 27개 금융상품 평균금리는 ▲정기예금 7건 0.21% ▲MMT 6건 0.54% ▲환매조건부채권(RP) 6건 0.73% ▲보통예금 4건 0.03% ▲ MMDA 4건 0.17% 등에 그쳤다.


일각에선 이 같은 HMM의 여유자금 운용이 비효율적이고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조조정 관리자인 산은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HMM의 자금 집행 일체는 산은이 파견한 자금관리단의 승인 절차를 완료해야 가능하다.


강민국 의원은 "산은이 구조조정 기업인 HMM의 여유자금 대부분을 산은 금융상품에 묶어두고, 이자 수익과 실적 올리기에 사용한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라며 "HMM 외 다른 구조조정 관리 대상 기업에서도 이러한 주먹구구식의 비효율적인 자금 관리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여유자금 운용실태를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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