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A1 리그 데뷔전...세터로 출전 셧아웃 승리 기여
현대건설 시절 호흡했던 공격수 마야와 하이파이브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이다영이 그리스 A1 리그 데뷔전에서 껑충껑충 뛰었다.
이다영은 21일(한국시각) 그리스 테살로니키 PAOK 스포츠 아레나서 펼쳐진 여자배구 올림피아코스전에 세터로 선발 출전, 소속팀 PAOK 테살로니키 3-0(25-16/25-20/25-21) 셧아웃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학교 폭력 파문으로 지난 시즌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장정지,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다영은 쌍둥이 언니 이재영과 함께 PAOK와 계약(이재영 연봉 6만 유로/ 이다영 연봉 3만 5000유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 17일 구단 측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그리스에 입국했다.
그리스로 향하기 전 경남 진주에 위치한 모교에서 이재영과 야간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다영은 8개월의 공백을 깨고 이날 데뷔했다. 데뷔전을 앞두고 가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AC PAOK TV와의 인터뷰에서 “(첫 훈련에서)몸이 무겁고 안 맞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던 이다영은 실전 공백을 딛고 데뷔전에서 팀에 잘 녹아들었다.
이다영과 이재영을 통해 구단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PAOK는 경기에 앞서 BTS(방탄소년단) 음악을 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세트 이단 공격으로 득점도 기록한 이다영은 '2018-19 V리그' 현대건설 시절 호흡했던 마야(밀라그로스 콜라)의 백어택 득점을 지원했다. 데뷔를 앞두고 훈련 시간이 짧았던 탓에 잘 알고 있는 마야에게 많은 토스를 보낸 이다영은 득점이 나올 때마다 껑충껑충 뛰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2~3세트에서는 안정적인 리시브가 되지 않았지만 감각적인 토스로 공격수들의 득점을 도우며 셧아웃 승리에 기여했다.
학폭에 대해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 없이 쫓기듯 출국할 때 무거웠던 표정과는 달리 특유의 환한 미소까지 보여줬다. 현대건설 시절 함께 한국 맛집을 찾아다녔던 마야와는 자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였지만 코트에서 큰 어려움 없이 역할을 수행했다. 감독도 이다영의 토스를 지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레프트 이재영도 곧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출전 외국인선수 등록이 3명으로 제한되는 규정에 따라 이재영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