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불운한 실점' 여자축구, 로이드 위한 판 깔았다


입력 2021.10.27 15:16 수정 2021.10.27 15:17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세계 랭킹 1위 미국에 0-6 대패, 2연전 1무 1패로 마감

미국 전설 로이드 은퇴 경기서 전반에만 아쉬운 2실점

칼리 로이드가 임선주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AP=뉴시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 미국에 대패를 당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FIFA랭킹 18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열린 미국과 친선 평가전에서 0-6으로 패했다.


지난 22일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미국 원정 2연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세계 최강 미국과 실력차는 컸다. 지난 1차전에서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무승부를 일궈냈지만 2경기 연속 미국의 막강한 공격력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이날 맞대결은 미국 축구 레전드 칼리 로이드(39)의 은퇴 경기로 열렸다.


2005년부터 16년 동안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로이드는 A매치에 무려 316경기나 나서 134골을 터뜨렸다. A매치 출전 기록은 세계 2위, 미국 선수 역대 A매치 득점은 3위에 올랐다.


로이드의 현역 마지막 경기인 한국전은 사실상 그를 위한 무대였다. 로이드는 주장 완장을 차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도 에이스 지소연(첼시)을 비롯해 이금민(브라이턴), 조소현(토트넘) 등 유럽파 3인방을 선발로 내세워 로이드의 은퇴 무대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9분 측면에서 연결된 공을 잡은 호란이 시도한 슈팅이 하필 우리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김정미 골키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의 기세에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계속해서 위험한 장면을 허용했다. 미국의 총공세를 잘 막아냈지만 또 다시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전반 추가 시간 미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헤더가 조소현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전반에만 2골을 내주고 말았다.


박수를 받으며 은퇴하는 칼리 로이드. ⓒ AP=뉴시스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지소연의 강력한 슈팅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미국은 2-0으로 앞선 후반 21분, 로이드를 교체했다. 교체 지시를 받은 로이드는 축구화를 벗고 동료 선수와 차례로 포옹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벗고 ‘홀린스’란 이름을 드러냈다. 홀린스는 남편의 성이다.


관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서 로이드는 축구 선수에서 한 남편의 아내로 돌아가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미국이 앞서고 있는 축제 분위기 속에 로이드는 화려한 퇴장을 알렸다.


로이드가 그라운드서 빠져나간 뒤 미국은 4골을 더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슈팅 수에서 2-29, 유효 슈팅 수에서 1-13으로 완벽하게 밀렸다.


한국은 전반에만 불운한 실점이 잇따라 나오며 은퇴하는 미국의 전설 로이드를 위한 판을 깔아주고 말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