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내주며 준PO행 실패
1회 김혜성의 병살타 때 비디오 판독 신청 안 해
선두 타자 출루에도 득점 실패, 초반에 흐름 내줘
‘0%’의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차전서 8-16으로 패했다.
이로써 키움은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한 두산에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전날 1차전서 7-4로 승리한 키움은 정규시즌 5위 팀의 사상 첫 ‘업셋’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경기 초반에 갈렸다. 출발은 키움이 좋았다.
키움은 1회초 선두 타자 이용규가 두산 선발 투수 김민규를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발 빠른 주자 이용규가 1루에 나갔고, 올 시즌 리그 도루왕 김혜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4년차 투수 김민규가 충분히 흔들릴 수 있었던 상황.
만약 키움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면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고,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더욱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후 김민규가 김혜성을 상대로 땅볼을 유도하면서 두산 내야진은 1루 주자 이용규를 2루서 잡아내는 병살플레이를 완성시켰다.
1루 접전 상황서 1루심은 그대로 아웃 판정을 선언했는데 키움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고 넘어갔다. 김혜성 역시도 적극적으로 벤치에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경기 초반임을 감안해 비디오 판독 기회를 아껴두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김혜성의 발이 미세한 차이로 조금 더 빨랐다. 만약 아웃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이 됐다면 키움은 1사 후지만 발 빠른 주자 김혜성이 계속해서 김민규를 흔들 수 있었다. 주자를 모두 지운 김민규는 이정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1회를 넘겼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갈렸다. 김민규가 1회 고비를 잘 넘기자 두산은 1회말 공격서 2사 후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회에도 페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두산은 4-0으로 앞서나갔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은 김민규는 3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호투를 펼쳤다. 기세를 탄 두산은 4회 5득점 빅이닝을 완성하며 9-1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키움은 5회 2사 만루 상황서 나온 이정후의 싹쓸이 2루타로 4-9까지 추격했지만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1회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고 넘어간 게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