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국 12곳 중 8곳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 올라
‘구관이 명관’ 저력 입증…주가도 점차 회복 추세
BM 모델 버리고 신뢰 회복…AI 번역 등 기술 강화
‘마지막 리니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비장한 각오가 담진 ‘리니지W’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작 공개를 목전에 둔 회사에는 여느 때보다 더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리니지 특유의 과금 구조에 지친 이용자들이 다른 게임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고 일반 대중에게까지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주가 폭락 사태를 겪은 탓이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듯 전날 사전예약 개시 이후 국가별 애플리케이션(앱)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출시 직후 초반 흥행으로 사전예약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택진 “마지막 리니지 개발 심정…성공 방정식 재점검”
3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리니지W는 전날 12개 국가에서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한 이후 8개 국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출시국 별로 ▲한국 ▲대만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일본(2위) ▲카타르(3위) ▲사우디아라비아(5위) ▲UAE(5위) 등에서도 순항 중이다.
게임 정식 출시는 다음날 자정이다. 회사는 향후 북미·유럽·남미 지역으로 출시국을 확대할 예정이다.
리니지W는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의 정통성을 계승하며 ‘월드와이드’라는 콘셉트로 글로벌 이용자를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김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열린 쇼케이스에서 “리니지W는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했다”며 “비장한 각오로 24년 동안 쌓인 리니지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마지막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전예약 1300만 ‘역대 최다’…주가도 점차 회복
엔씨소프트는 올해 8월 신작 게임 ‘블레이드&소울2’(블소2) 출시 이후 기존 리니지 방식을 답습한 과금 논란이 이어지며 주가 하락 사태를 겪었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에게 직접 메일을 발송해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라며 “그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다”며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고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었다.
실제 회사는 이후 이용자 반감을 고려해 리니지W 비즈니스 모델(BM)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출시 시점뿐 아니라 서비스 종료 때까지 비슷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이용자 신뢰 회복에 나섰다.
이를 기점으로 분위기도 반전되기 시작했다. 리니지W 글로벌 사전예약은 MMORPG 장르 중 역대 최다 기록인 1300만을 넘어섰다. 50만원대로 곤두박질쳤던 주가도 전일 종가 기준 64만3000원으로 점차 회복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게임의 흥행 여부가 엔씨소프트의 운명은 물론 MMORPG 장르 위주로 흘러가는 한국 게임판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금 모델까지 버리면서 ‘절치부심’ 내놓은 신작으로 회사를 둘러싼 위기론을 돌파하고 업계 강자의 면모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W는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들이 한곳에 모여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