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최다 관중...벤투호 UAE전 1-0 승
퍼부은 공격에 비해 골 부족했지만 관중들 '승리 직관'에 대만족
벤투호가 2년 만에 만난 홈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값진 승리로 화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전반 36분 황희찬의 페널티킥 골을 앞세워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눌렀다.
3승2무(승점11)를 기록한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값진 승점3을 따냈다.
공수의 핵심인 황의조(보르도)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으로 빠진 것은 아쉽지만, 유럽파들이 대거 합류한 벤투호는 관중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했다. “홈 팬들 앞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벤투 감독과 “홈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특혜다.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손흥민은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고 약속을 지켰다.
대한축구협회는 전 좌석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구역으로 운영했는데 이날 3만 152 명이 입장했다. 입장 관객수 제한 없이 A매치를 치르는 것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황희찬의 페널티킥 골 외 득점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눈앞에서 본 3만여 관중들은 ‘직관’을 만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육성응원은 하지 못했지만, 마스크를 쓴 관중들은 멋진 장면이 나올 때마다 순간적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 모두 고생했는데 (내가)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전반 44분 하프라인부터 문전까지 50m 폭풍 질주에 이어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아깝게 골대를 때렸다. 벤투 감독도 격하게 아쉬움을 표했다. 1분 뒤에는 다시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모두 골로 연결될 만한 슈팅이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관중들은 손흥민의 두 차례 슈팅을 말하며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대단했다” “역시 손흥민”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21개의 슈팅을 퍼부으면서도 3차례 골대를 때린 대표팀 선수들은 아쉬움이 남는 듯,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승리가 확정됐음에도 활짝 웃지는 않았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끊임없이 박수를 보냈다.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었지만 꾹꾹 눌러가며 빨간 빛을 내는 ‘악마뿔’을 머리에 쓴 채 선수들을 바라만봤다.
쌀쌀한 가을밤 날씨에도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국가대표팀 경기 관전을)진짜 손꼽아 기다려왔다”, “유럽파들을 눈앞에서 보게 되어 정말 좋았다”, “따뜻하게 집관하는 것보다 추워도 직관하는 것이 좋다”, “질서 있는 응원과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축구는 역시 관중들이 많은 경기장에서 해야 하는 스포츠다. 선수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관중들도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우리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화끈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모처럼 관중들과 호흡하며 A매치에서 값진 승리를 따낸 벤투호는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서 열리는 이라크와의 6차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