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UAE전 PK골로 월드컵 최종예선 첫 득점
손흥민, 3경기 연속골 기회 미루고 황희찬에 양보
황희찬(25·울버햄튼)이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최종예선 첫 골을 넣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전반 36분 황희찬의 페널티킥 골을 앞세워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눌렀다.
3승2무(승점11)를 기록한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값진 승점3을 따냈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은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됐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은 왼쪽의 손흥민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UAE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중앙 미드필더 이재성-황인범과의 연계 플레이와 황의조를 대신해 스트라이커로 선 조규성에게 찔러주는 패스도 눈에 띄었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일 때, 마스크를 쓴 3만여 관중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일방적인 한국의 공격 속에 전반 35분 황인범이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선취골을 터뜨리면 대량득점도 가능한 분위기라 PK 키커에 대한 관심이 순간 높아졌다. 코너킥을 전담했던 손흥민이 아니었다. 볼을 잡은 선수는 황희찬이었다.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황희찬은 침착하게 골키퍼가 기운 반대쪽으로 볼을 차 넣었다. 손흥민과 관중들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한 황희찬은 환하게 웃었다. UAE전의 유일한 골이자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PK 키커로 나선 배경에 대해 “따로 PK 키커를 정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형이 최종예선에서 아직 골이 없는 나에게 PK를 차라고 양보해줬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놀라운 골 결정력을 뽐낸 것과 달리 최종예선에서는 골 찬스를 많이 날렸다.
저돌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움직임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정적 찬스를 무산시켜 스스로도 아쉬움을 삼켰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주장’ 손흥민은 모처럼 맞이한 3만여 관중들 앞에서 자신의 A매치 통산 첫 3경기 연속골을 욕심내지 않고 황희찬 기 살리기에 나섰다. 월드클래스다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캡틴다운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