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 서울 휘발유 61원 이상 떨어져
경유도 21원 이상↓…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 한 때 접속 몰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12일 서울을 중심으로 휘발유와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평균 29.35원 하락한 1780.8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1일(1780.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보통 휘발유 기준)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가 이어지면서 주간 평균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이날 0시 출고분부터 내년 4월 30일 11시 59분 59초 출고분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 20% 인하가 반영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LPG 부탄을 공급한다.
유류세 인하분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이날부터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는 ℓ당 164원, 경유는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각각 인하된다.
특히 이날 서울은 전날보다 무려 61.99원이나 내린 1826.67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지역엔 1500원대 주유소도 등장했다.
전국에서 가장 휘발유 가격이 높은 주유소는 ℓ당 2591원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1590원으로 무려 1001원이나 차이가 났다.
경유도 전국 평균은 21.63원 내린 1584.01원이었고, 서울은 44.97원 인하된 1638.88원으로 조사됐다. LPG는 전국 평균이 24.80원 내린 1053.50원, 서울은 39.13원 떨어진 1099.23원이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전부터 오피넷의 접속이 폭주해 사이트 접속이 느려지기도 했다.
정유·유통업계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유사들은 지난 9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시장에 조기 반영될 수 있도록 인하 당일 직영 주유소에서도 즉시 가격을 낮춰 공급하고, 일반주유소 등 유통망에도 제품을 적시 공급해 국내수급에도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 역시 "500여 석유대리점과 1만여 주유소들이 즉각적인 기름값 인하에 동참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주유소협회도 "사전에 유류세 인하시기에 맞춰 재고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반 자영주유소 등을 포함한 국내 석유유통시장은 유류세 인하 전 공급받은 재고 물량 소진까지 1~2주 가량 시일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 체감까지는 일정 기간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19.2%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인하 효과를 보려면 일반 주유소들이 기름값을 낮춰야 한다.
한편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각 주유소가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