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의원 축구대회 개최 합의
여의도는 경찰청장 독도 방문
'시점' 두고 공방 이어가
野 "뒤통수 쳐" vs 與 "日 비판하라"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이 한일 관계개선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지만, 일본 당정 최고 지도부와는 회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단이 도쿄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진행하려던 간담회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행동계획서'를 사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허됐다.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측의 생트집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 산하 조선통신사위원회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일본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18일에는 일본 측 조선통신사교류회와 일본 중의원(하원) 제2의원회관에서 합동회의를 열었다. 한국 측에선 조선통신사위 위원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박진·성일종·이철규 의원(이상 국민의힘)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조선통신사교류회 위원장인 가와무라 다케오 전 관방장관, 니시무라 아키히로 일한의원연맹 사무국장, 오쿠노 신스케 자민당 인사위원장을 포함해 기타무라 세이코·다니가와 야이치·나가시마 아키히사 등 집권 자민당 소속 전·현직 의원 6명이 자리했다.
정 부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막 출범했다"며 "한국에선 내년 봄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는데 새 정부 출범 계기를 양국이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전 관방장관은 "여러분들의 방문을 계기로 일한·한일 관계도 진전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일본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양국 국회의원들은 내년 '2002 한일월드컵 개최 20주년'을 기념한 한일 의원 축구대회 개최에 합의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기획된 이번 일정은 정작 국내에서 정쟁거리로 소비되는 양상이다. 방일 중인 정진석 부의장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 시점에 아쉬움을 표하자 여당은 "왜 일본을 비판하지 않고 우리 경찰청장을 비판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부의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남긴 글에서 "살얼음판 밟듯 조심조심 일본에 온 첫날, 서울발 뉴스가 우리 조선통신사 일행의 뒤통수를 쳤다"며 "경찰청장이 독도에 날아가 경찰 병력들을 격려했다는 뉴스였다"고 적었다. 김 청장이 의원단 방일 일정에 독도를 찾은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정 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창일 주일대사도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한 바로 그 날 경찰청장이 꼭 독도를 방문했어야 했느냐'며 고개를 저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호 의원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를 대표해 일본에 갔기에 일본의 험악한 분위기로 일정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은 이해된다"면서도 "일본 태도를 애써 외면하며 왜 경찰청장을 비판하는가. 일본을 비판하지 않고 직무수행을 위해 독도를 방문한 경찰청장을 비판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정진석 부의장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삭제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