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9160원…“기술경쟁 본격화”
주류 판매기 부터 배달 로봇까지 대거 확장
코로나 여파 이후 더욱 가속화…“인력 대체 효과”
편의점 업계가 미래형 무인 편의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근무자가 없어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점포를 늘려 나가는 추세였지만, 최근에는 주류 판매기 부터 배달하는 로봇까지 갈수록 서비스가 고도화 되는 중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무인 편의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무인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789억원에서 2027년 약 1조919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편의점 4사가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은 전국 1300여개에 달한다. 지난 7월 기준 GS25는 430여개, CU는 290여개,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150개, 130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점포가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기술 진화와 인력 한계 극복을 위한 이유가 크다 .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 디지털 정보에 익숙한 2030세대의 등장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처음에는 24시간 인력 운영이 어려운 특수 입지에서 주간에는 유인(有人), 야간에는 무인으로 병행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그러다 지난 7월 주류 자판기가 도입되더니 최근에는 로봇을 통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 까지 확대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비대면 소비가 늘고 퀵커머스(근거리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편의점 업계 배달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직은 시범 서비스 단계이지만 앞으로 로봇이 배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발전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들이 각각 it기술을 접목한 기술 경쟁들을 본격화 하는 시작이 무인편의점이라 볼 수 있다”며 “플랫폼에서 기술 경쟁을 하다가 이제는 로봇을 활용한 배달서비스, 즉 상품서비스로까지 확대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 배달은 편의점의 대표 서비스로 서서히 자리잡고 있고 향후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맹점의 운영 편의와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무인점포는 가맹점의 운영력 제고에 주안점이 있다. 대부분 1인체계로 움직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인력 손실없이 점주의 수고를 덜까” 하는 데서 출발했다. 혼자 감당해야 할 편의점 업무가 점차 방대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란 편의점 업태를 유지하기 위해 무인화 점포가 대거 늘었다. 가맹점 중에서는 야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어렵거나, 심야 매출이 높지 않아 인력을 두는 게 손해인 점포가 많다는 이유에서 관심이 높아졌다.
인건비 부담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로 껑충 뛰었다. 2014년 521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으로 7000원대를 넘었고, 내년에는 9160원이 예고됐다.
기술 진화에 따른 필연적 요소와도 직결된다. 처음에는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디지털 정보에 익숙한 2030세대의 등장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점차 고도화 되고 있다.
다만, 무인 편의점은 노인층 등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은 데다 불편과 도난, 기물 파손 등 위험에 취약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편의점들은 보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의 본질은, 인건비 축소보다는 노동의 질 향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실제 자체 조사결과 점포 근무자의 업무중 60% 이상이 카운터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직원을 더 채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무인화 시스템을 곧 ‘정보 소외’와 연결지어 얘기하곤 하는데, 4차 학명시대 기술 진화에 따른 필연적 요소로 보는 것이 더 맞다”며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인력을 대체할 기술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