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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LS 세대교체 바람,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나


입력 2021.11.27 06:00 수정 2021.11.27 11:1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젊어진 경영진에 40대 신규 임원 두드러진 약진

내달 초 삼성·SK-중순 현대차로 이어질지 주목

구광모 LG그룹 회장.ⓒLG

주요 대기업 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LG와 LS가 쏘아올린 세대 교체 바람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매년 세대 교체가 인사 시즌 단골 메뉴였지만 올해는 과감한 젊은 인재 등용과 발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과 26일 LG와 LS가 각각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주 바통을 이어 받는 삼성과 SK의 인사 규모와 성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LG그룹은 취임 4년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이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권봉석 사장을 부회장 승진과 함께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앞서 지난 9월 LG에너지솔루션 CEO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자신을 보좌해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맡긴 것이다.


임원 인사에서는 젊은피 수혈을 통한 세대교체 기조를 강화했다. 올해 신규 임원인 상무로 선임된 132명은 지난해(118명)보다 14명 많은 수로 구 회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2018년 말 인사(126명)보다도 많았다.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이로써 전체 임원 중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서게 됐다..


LS그룹에서는 오너가 2세 마지막 주자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선임되며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LS그룹이 이날 새 회장 선임과 함께 9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동시에 교체한 것은 이러한 변화와 혁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몇 년간 유임됐던 주요 CEO 및 경영진에도 변화를 줬다. 지주회사인 ㈜LS를 비롯해 주요 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등 총 9개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됐다


또 구자엽 LS전선 회장 아들인 구본규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이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LS전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아들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며 3세 경영인들도 보다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와함께 부사장 2명, 전무 6명, 상무 15명, 신규 이사 선임 24명 등 총 47명이 승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세대교체 기조를 강화했다. 전체 인사 규모는 CEO 선임(9명), 이동(3명), 외부 영입 1명 등을 포함해 총 60명에 달한다.


LG·LS 이어 삼성·SK에서도 세대교체 바람 부나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 SK서린빌딩ⓒ각사

이에 내달 초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과 SK그룹의 인사에서도 이같은 세대교체 강화 경향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르면 내달 1일 전후로 이뤄질 삼성 전자 계열사 인사는 이미 예고된 인사제도 개편과 맞물려 인사 폭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 경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인사제도 개편안은 임직원 고과평가에서 절대평가 확대와 동료평가제 도입이 핵심 골자다.


비율을 정해놓고 평가하는 기존 상대평가에서 최상위 10%를 제외하고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또 상급자가 하급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현행 평가 방식도 ‘동료평가제’를 도입해 동료들 간의 상호 평가로 평가 방식을 다원화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당장 적용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수평적인 평가 기조 확대로 젊은 임원 비중 증가 등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어 변화와 혁신을 위한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사장단의 경우, 지난 3월 주총에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장(이상 사장) 등 3명이 재선임된 만큼 변화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은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지배구조 혁신의 일환으로 각 계열사 CEO에 대한 평가 권한 등을 이사회에 부여한 터라 경영진 교체 폭과 함께 젊은 임원 비중 증가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재원 부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취업 제한 조치로 SK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지 못하며 경영 전반에 걸쳐 자문 역할만 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취업 제한 조치가 해소되면서 경영 복귀가 가능해진 상태다.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등 조직개편도 주목
미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기에 양 그룹은 조직 개편을 통한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도 주목된다.


삼성은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가 관심사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에서 각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으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그룹 전반의 업무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신설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위한 컨설팅을 의뢰한 것도 이같은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전언이다. 컨설팅 결과가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SK는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 신설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이 북미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보다 기민한 대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해외에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삼성과 SK에 이어 내달 중순경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현대차그룹도 성과주의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젋은 인재 발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매년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뿐 각 대기업 그룹사들은 세대교체의 기조를 지속해 왔다”며 “LG와 LS의 인사 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도 세대교체 경향이 강해진 측면이 있는 만큼 삼성·SK·현대차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인사를 단행할지도 관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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