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 문제는 실언이 아니라 철학 부재"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대선후보 토론회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26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토론회를 16번 했지만 누가 많이 보셨느냐'고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 후보가 한 말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며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토론이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 대통령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인정받는 클린선거의 대명사"라며 "현대 민주주의 선거의 꽃이자, 유권자의 투표 판단 기준의 핵심으로 꼽히는 정책 토론을 국민이 보지도 않는 퇴물 취급한 윤 후보의 실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업로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맞장토론' 관련 질문에 "국민 입장에서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 경선에서 16번 했지만 그 토론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는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나온다" "저들(민주당)이 무엇을 들고나올지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관련 발언이 국민의힘 경선 완주자인 "홍준표 의원을 비롯한 자당 예비후보들까지 무시한 것"이라며 "토론을 중계한 방송사에도 큰 실례"라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의 보다 근원적 문제는 실언이 아니라 철학 부재"라며 "논쟁으로 이견을 좁히는 과정 자체가 정치의 본령임을 윤 후보는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토론 회피 명분으로 '싸움'을 핑계 삼았으나 결국 윤 후보는 '자질 검증' '도덕성 검증' 등 자신의 리더십 부재가 노출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토론 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다루고 싶은 토론 의제를 윤 후보께 예고해 드리겠다"며 "'최소한 무엇이 나올까' 무서워하지 마시고 토론에 응해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토론회 의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가 커진 소상공인 지원 방안 △감염병 재난 시 피해 계층을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손실보상제도 정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경제 성장 엔진 구상 △4차 산업혁명 시대 감소하는 일자리 대책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을 지킬 신안보 전략과 현대화 강군 지원 정책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