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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연장 가능성…외식업계, 집단 휴업 돌입하나


입력 2021.12.30 15:58 수정 2021.12.30 16:0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당정, 사회적 거리두기 최소 2주 연장 합의 예상

외식업계 좌절…"공식 발표 이후 집단 행동 나설 것"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중인 2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한 카페에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를 거부하고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정부가 31일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외식업계 연초 소비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소 2주간 연장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중환자실 가동률과 위중증 사망 지표가 호전되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당정간 합의가 이뤄졌다.


최근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 같은 요일보다 2000명 이상 줄고, 주간 확진자 규모도 두 달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는 또다시 최다를 기록했다. 방역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고강도 거리두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경제다. 현 거리두기 연장시 소상공인 영업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에 대면소비 회복은 더욱 더뎌질 수 밖에 없다. 올해까진 정부가 재정을 풀어 버텨왔지만 코로나19가 내년에도 지속되면 재정 건전성 문제 등으로 정책수단이 고갈되며 경기침체가 가속화 될 수 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9일 식당 등 영업제한시간을 현행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할 가능성에 대해 “연장은 어렵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오후 9시와 10시 차이가 크다. 오후 10시까지로 풀어주면 유동인구가 90%가 더 많아진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 강화에 반발해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이 잇따르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시내 한 먹자골목에서 코로나피해 자영업 총연합 회원들의 식당들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항의하며 간판을 소등한 채 영업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는 좌절하고 있다. 또 다시 일상 회복의 시계가 멈출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 종사자들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이견이 없지만, 매출 타격을 또 다시 견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이유로 망연자실 하고 있다.


특히 정부를 향해 불합리한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역패스 인증 도입 등 방역 협조에 힘을 썼음에도 또 다시 정부가 자영업자만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지침으로 지칠대로 지쳤다는 불만도 뒤따른다.


자영업자 강모(40대)씨는 “손실보상금이니 재난지원금이니 자영업자들에게 더 큰 특혜를 달라는게 아니라 정상 영업만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요구사항”이라며 “오는 손님 막게 하고 가게 문도 닫게 하니 폐업하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와 정부 간 대립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종료없이 거리두기 조치 연장만 2년째 거듭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강력한 지침이 끊임없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료 여부 역시 명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의견을 좁히지 못하는 주요 요소로 통한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상권이나 매장 면적 등 임대료 등에 따라 피해 규모가 각기 다른데 일괄 지급은 경영난 해소에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참다못한 자영업자들은 직접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에 반발하며,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불을 끈 채 영업하는 ‘소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는 “얼마 전 국무총리를 만나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방역체계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맞춤형 정책을 펼치고, 영업시간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하겠다 라는 약속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 공식발표 이후에나 우리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불복운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회원들과 집단 휴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1월3일까지 찬반 토론을 나눈 뒤 자세한 계획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 강화에 반발해 자영업자들의 집단행동이 잇따르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시내 한 먹자골목에 위치한 식당에 코로나피해 자영업 총연합 회원들이 제작한 '정치인 출입 금지' 및 '간판 소등 항의 예고' 스티커가 붙어있다.ⓒ뉴시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부문의 소비 회복세를 통해 내수 충격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세출예산 497조7000억원 중 73%인 363조5000억원을 상반기 집행해 경제위기를 조속히 탈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소상공인 매장에서 카드를 쓰면 추첨을 통해 10만~100만원의 당첨금을 주는 '소비복권'(상생소비더하기) 사업을 내년 2분기 한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업예산 15억원은 2022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운용계획에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비 금액 기준을 낮게 잡아 큰 돈을 쓰지 않는 국민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상생소비더하기 사업이 지역 경제·골목상권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소비진작책이 큰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그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로 한차례 중단됐던 8대 소비쿠폰 등 ‘내수활성화 대책 사업’을 이어왔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촉진 정책의 경우 ‘위드코로나’가 시행되고 있다는 가정이 전제돼야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축된 소비력을 증진시키고 ‘v’자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대면보다 비대면에서 소비를 어떻게 늘릴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리두기를 완화하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바람직한 방역체계를 통해 확진자 수를 줄이고 영업 제한을 완화해 장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고정비용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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