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등 비문 호남계 인사 복당으로 진영 결집…집토끼 단속
전문가 "언제 적 천정배인가, 도리어 MZ세대 실망만 커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원팀'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공약을 수용하며 정부 구상으로 내놓고, 대사면을 통해 과거 탈당했던 호남계 비문 인사들을 끌어안았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호남을 비롯한 민주당의 정통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3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천정배, 유성엽, 최경환, 김유정, 정호준, 김광수, 김종회, 이용주 전 의원 등 10여 명에 대한 입당식을 열었다. 본격적인 복당 절차는 내년 1월 초부터 진행될 예정으로, 복당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이들은 각 위원회나 선대위로 퍼져 일을 맡게 된다.
이번에 복당하는 이들은 2016년 20대 총선 직전 당시 문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들고 대거 탈당한 호남계 비문 인사들로 분류된다.
이 후보는 이들의 복당을 위해 대사면 방침을 세웠다. 탈당자가 추후 선거 공천과정에서 받는 불이익도 감면한다. 현재 민주당 당규에는 탈당자가 공천심사를 받을 때 심사 점수의 10%를 감산하도록 돼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0월 말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당내 분열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의원도 조만간 복당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의 민주당과 당 대 당 합당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다.
당 내에선 이번 여권 통합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줬던 것과는 달리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60%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앞서선 대통합의 일환으로 경선의 경쟁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끌어안았다. 이 전 대표는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비전위) 공동위원장, 정 전 총리는 후원회장으로 등판시켰다. 특히 이 전 대표 정책 브랜드였던 신복지 마저 받아들인 뒤 공약으로 내세우며 통합·원팀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각각 전남, 전북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인사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극적인 컨벤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언제 적 천정배고 언제 적 정동영이냐. 어차피 뿌리는 같은 이들인데 무슨 쇄신이고 통합으로 불수 있겠냐"며 "올드보이들을 불러들여 놓고 MZ세대는 어떻게 공략한다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차기 호남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젊은 층을 발굴하는 것이 더 맞는 전략"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복당이 호남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천정배의 복당으로 호남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