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무공천 검토했으나, 모두 공천으로 선회
與 귀책사유 3곳, 중대 결격사유 없다는 판단
이르면 15일 전, 늦어도 설 연휴 전 최종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총 5곳에서 이뤄지는데, 이 중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은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종로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고, 안성과 청주 상당은 이규민·정정순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재보선이 열린다.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는 각각 국민의힘 윤희숙·무소속 곽상도 전 의원이 의원직을 사직하면서 보궐선거가 열리는 선거구다.
당초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당의 귀책사유가 있는 곳에는 공천하지 않거나, 5개 모든 지역에 무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냈다가 참패한데 따른 반성 차원에서다. 그러나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의 경우 민주당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공석이 된 곳이라고 보기 어렵고,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공당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당내 기류가 강해 공천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당 지도부는 3·9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5곳의 재보선에 후보를 내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15일 전, 아무리 늦어도 설 연휴 전에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재보선 공천 방침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는 5곳 모두 공천을 하게 될 것"이라며 "넓게 보면 민주당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는 3개 지역의 경우에도 공천을 하면 안 되는 사유인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현행 민주당의 당헌 제96조 제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 돼 있다.
또 다른 관계자도 "5곳 모두 공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천을 하지 말아야 될 중대한 결격사유가 없고, 무공천으로 시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앞서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무공천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면서도 "우리 (당)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종로 등 3곳 모두 당헌·당규 상 후보를 못 낼 결격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전날(6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