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2030 표심 공략 본격화
현장 행보 강화하며 ‘달라진’ 모습 강조
AI윤석열·59초공약 등 ‘비단주머니’ 가동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극적 화합을 이룬 이준석 대표와 함께 본격적으로 2030세대 표심 공략에 나섰다. 윤 후보는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으며 소통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AI 윤석열’, ‘59초 공약 쇼츠’ 등 선거 비책인 비단주머니들을 하나씩 풀어놓는가 하면, 선대본부 내 ‘젠더·게임·암호화폐’ 등 청년 맞춤 공약 관련 기구 신설 등을 예고하며 윤 후보의 이미지 변신을 적극적으로 돕는 중이다.
윤석열, 7~8일 행보 살펴보니
윤 후보는 8일 생활밀착형 공약을 ‘59초’ 짧은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대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함께 출연한 영상에서 ‘전기차 충전요금 5년 동결’, ‘지하철 정기권 버스 환승 사용’ 등 공약을 내놓았다.
해당 영상은 ‘전기차’ 공약 소재를 찾은 이 대표가 제작했고, 김동욱·박민영·오철환 청년 보좌역들이 시나리오를 썼다고 국민의힘은 설명했다.
전날에는 윤 후보 공약 사이트 ‘윤석열 공약위키’에 AI 윤석열을 가동시켰다. 어떤 질문이든 남기면 윤 후보를 구현한 AI가 답을 남기는 식이다. 역시 이 대표의 비단주머니다.
예를 들어 ‘왜 도리도리 안 하는 거죠?’라는 질문에 AI 윤석열은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한계입니다. AI 윤석열에 도리도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AI 산업 부흥을 함께 이뤄내겠습니다”라고 답한다. AI 윤석열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다.
그런가 하면 윤 후보는 이날 낮에는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했다. 밥상 물가와 방역 패스 문제를 점검하는 현장 행보다. 전날에는 아침 첫 일정으로 출근길 ‘지옥철’을 체험하고 이어 ‘수도권 광역교통망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2030 표심에 적중할 ‘특단 대책’으로 선대본부 내 청년 컨트롤타워로 ‘젠더·게임특위’를 신설하고 관련 정책을 꺼내 들 예정이다.
전날 윤 후보는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단 7글자만을 올려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적극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2030세대 지지율 회복 급선무
청년세대를 염두에 둔 이 모든 메시지와 행보는 지난 6일 윤 후보가 이 대표와 ‘화해’한 후 단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연말연초 이후 지지율이 하락한 윤 후보의 최대 과제는 지지율 회복이다. 특히 부동층이 많고 지지세가 가장 취약한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각 당 후보의 18∼29세 지지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2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3%, 윤 후보 순이다.
20대 지지율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 2배 이상 뒤지고 있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지지율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주 전 조사에서 안 후보 20대 지지율은 불과 9%였으며, 윤 후보는 19%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 반등 분위기 만들었지만...
젊은 세대 지지를 받는 이 대표와의 화합을 통해 일단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 분위기는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에서 이탈한 20대 지지율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때로는 허경영 후보로 갔지만, 이재명 후보로 가지는 않았다”며 2030지지율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한 번 떠난 2030세대 표심이 단번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윤 후보가 SNS에 올린 ‘여가부 폐지’ 글이 정치권에서 젠더 논쟁으로 격화하고 있어, 2030 여성표심에선 오히려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윤 후보의 글을 패러디해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는 SNS글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 발달장애 아티스트 특별전시회’ 관람 뒤 기자들을 만나 ‘젠더 관련 공약들을 최근 페북에 짧게 올리고 있는 특별한 이유 및 남녀 갈라치기라는 지적이 아니냐’는 질문에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