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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문 정만기 KAMA 회장 "한국 車업계 중고차 시장 진입 서둘러야"


입력 2022.01.10 10:39 수정 2022.01.10 10:4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미국 현지 딜러사 방문해 신차 및 중고차 유통 실태 파악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이 미국 신차 및 중고차 유통 실태 파악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현지 딜러사들을 둘러본 끝에 내린 결론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 진입을 서둘러 자동차 생애 전주기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10일 KAMA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LA 지역 딜러사인 사우스베이 렉서스를 방문, 마이크 홍, 데이빗 자덴 등 회사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홍 대표는 “미국의 경우 중고차 판매자는 프랜차이즈 딜러, 독립 딜러, 브로커 등으로 구분된다”면서 “프랜차이즈 딜러는 프랜차이즈 방식이긴 하나 차량 판매 후 차량 생애 전주기에 걸쳐 안전과 품질관리 책임을 지고 있어 이러한 책임을 지지 않는 독립딜러나 브로커와 구분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완성차 업체의 직영점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방식의 신차 혹은 중고차 딜러망이 구축된 것은 광활한 면적과 다양한 고객 감안 시 본사와 프랜차이즈간 파트너십에 기초한 이 방식이 소비자에게 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라면서 “프랜차이즈 딜러는 사실상 직영점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렉서스의 경우 프랜차이즈 딜러는 3∼5년 단위 딜러약정(Dealer Agreement)에 의해 설치되며 판매실적 부진, 재정악화 등의 경우 약정 갱신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렉서스 233개 전국 딜러망 중 갱신 포기된 딜러는 거의 없을 정도로 직영점 역할을 하면서도 성과는 극대화된다는 평가다.


직영점의 경우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우려가 있으나, 딜러는 본사 지침이나 기준에 의해 운영되면서도 자기자본 투입과 경영성과 본인 귀속이란 특성을 갖고 있어 도덕적 해이가 원천 불가능해 성과가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자동차 딜러들은 본사의 기능수행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딜러들은 전국 딜러를 대표하는 10여명 수준의 딜러회의(Dealer Council)을 구성해 완성차업체 본사의 CEO, 이사진과 정례 회의를 통해 현장 경험과 의견을 환류함으로써 본사의 중요한 생산관련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브랜드 광고에 있어서도 딜러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미국 전국단위 광고는 본사가, 주단위 광고는 본사 지침에 따라 딜러당 매출액 중 1.5%를 광고비로 연초에 설정한 후 이를 모아서 주 단위 딜러들의 50%비용 부담과 본사 50% 매칭으로, 도시 단위 광고는 딜러의 전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뤄진다.


마이크홍 대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는 소비자 편익 측면, 완성차업체 경쟁력제고 측면에서 결정적이다.


소비자 측면에선 판매자 다양성과 이들간 경쟁으로 인한 편익증가, 중고차별 이력관리, 트레이드인(Ttrade in)거래, 인증과 보증 등 4가지 편익 향유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소비자들은 독립딜러, 프랜차이즈 딜러, 거래를 알선해주는 브로커(Autocity, Edmunds, Cars.com 등)등 다양한 판매자의 시장 참여와 이들 간 경쟁으로 상황별 다양한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 딜러들이 운영하는 차량 이력 정보(Car-Fax)로 인해 구매부터 중고 거래 시점까지의 차량 운행, 수리, 정비 혹은 사고 등 정확한 정보 파악이 가능해 중고 차량 구매시 정보비대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기존 운행 차량의 브랜드와 무관하게 기존 차량을 딜러에게 팔고 차액만 지불함으로써 신차를 구매하는 트레이드인(Trade-In) 거래의 편의성을 누릴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딜러들의 본사 지침에 따른 인증(Certification)과 보증(Warranty) 제공으로 인해 차량 점검과 주요 부품 교체를 거쳐 신차와 동일한 혹은 그 이상(회사별 2년 혹은 4년 동안)의 무상수리나 금융특별프로그램, 긴급출동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중고차 사업은 중요하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범위가 프랜차이즈 딜러망을 통해 과거 단순 판매에서 ‘신차 판매-부품 판매-수리 및 정비 서비스 제공-차량이력관리-중고차 매매’ 등 차량 생애전주기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 중 하나라도 결여된 완성차 업체는 시장에서 도태가 우려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판매차량의 70%내외는 리스(lease)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차량 생애 전주기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주기 상황별 데이터 수집과 축적 역량은 핵심 경쟁력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이는 동일디자인의 차량이라도 계절별, 날씨별,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성능이나 기능상 문제를 확인하고 혁신토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중고차 매매는 이러한 역량 축적의 핵심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리콜 등 차량 품질이나 안전 정책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교통부의 경우 제조사 책임 연한을 차량 성능 향상으로 과거 약 10년에서 최근엔 15년으로 상향 조정했고, 최근 이를 더욱 연장하는 추세다. 이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매매 포함 차량 생애 전주기 관리 필요성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차량의 단순 판매에서 차량 생애 전주기 서비스 경쟁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만이 세계흐름에 역행하는 경우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소비자는 차량 판매시점과 이후 운행 이력 정보 역량, 순정 부품과 정비 서비스 역량을 갖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서비스를 받지 못해 수입산 대비 역차별을 받을 우려가 있는 점을 감안,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매매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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