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9만원대
빅테크 규제와 경영진의 시간 외 매매(블록딜) 등으로 카카오의 주가가 연일 내리며 시가총액 순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66%(1600원) 내린 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지난달 7.79% 하락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5.56% 급락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4월1일 이후 처음이다.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갔던 카카오는 시총이 42조3611억원까지 쪼그라들며 시총 순위 8위까지 밀려났다.
카카오그룹주 내 다른 종목들도 하락세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3.42% 하락하며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KB금융에 '금융 대장주'를 헌납했다.
전일 대비 3.81% 오른 KB금융은 시총 24조948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2위에 올라섰고, 카카오뱅크는 시총 23조4491억원으로 14위로 떨어졌다.
이외 카카오게임즈(-2.02%)와 넵튠(-8.11%) 등도 하락했다.
카카오의 부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에 따른 유동성 축소 현실화와 정부의 빅테크 규제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풀이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카카오에 집중된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 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야당 대선 후보 역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 대선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카카오그룹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점도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900억원 규모의 카카오페이 주식 전량을 코스피200 편입 직전인 지난달 10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카카오 노조는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직원들의 사기를 꺾었다"며 "그룹 최고경영자(CEO)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카카오그룹주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대내외적으로 나온다.
이날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8만2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도'로 조정했다.
박신영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뱅크의 실적 추정치를 종전 추정치에서 23%, 내년 추정치는 29% 각각 하향 조정했다"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과 가계 대출 증가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난해 1년 동안 이어진 플랫폼 상승 랠리는 일단락됐다"며 "세계 주요국의 금리 인상 등 성장주 저평가 요인이 부각하는 상황에서 다음 모멘텀까지는 긴 호흡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