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기 관련자 3명 사망
與, 李와 연관성 전면 부인하며 논란 확산 차단 주력
내부적으론 여론 악영향 미칠까 당혹감 속 예의주시
"계속 사람이 죽어나가니까 국민들이 봤을 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이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재부상하자, 이 후보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며 논란 확산 차단에 주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관련 사안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의문의 죽음"이라며 '이재명 몸통론' 부각에 나섰다.
이재명, 최대한 말 아끼며 "선대위 입장문 참고해 달라…그 얘긴 그만"
이 후보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기한 이병철 씨가 전날(11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어쨌든 망인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며 "(내) 입장은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낸 게 있으니깐 참고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자신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측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그 얘기는 그만합시다"라고 했다.
이 후보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먼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그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주실 것을 촉구한다.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어 "고인은 지난해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고, 사법당국이 이를 수사 중인데도 언론은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며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했다.
야당의 공세에 대해선 "국민의힘은 이 씨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비난했다.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죽음을 흑색선전에 이용하고 있다"며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어떻게든 여당 후보를 엮어보려는 비열한 행동이자 망상에 가까운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간접살인" 총공세…의문사진상규명委 구성키로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이 씨 사망에 대해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해서 억울한 죽음이 안 되게 해드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 측은 이날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이름으로 조기를 보냈다.
이준석 대표는 "이 후보가 이분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할지 기대도 안 한다.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강요당해야 하느냐. '간접살인'이라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 후보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또 죽어 나갔다.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이번에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대장동 개발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2명(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데 이어 이 씨까지 사망하자, 이 후보 연루 의혹 관련 인물들의 잇따른 죽음의 진상 규명을 위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칭)'와 공익제보자 신변보호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또 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30여명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이 후보와 '무관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선 여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단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계속 사람이 죽어나가니까 국민들이 봤을 땐 좀…"이라며 말을 아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나온 게 없기 때문에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의혹 관련자들이 사망하니까 이 후보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