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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오늘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용 밝혀야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07.24 17:07 수정 2024.07.24 18:3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왕 여럿 불러들여 대화합 모색한다면

대승적 결단으로 갈등의 불씨를 없애야

"공정한 특검이라면 수용할 용의 있다"

한 마디만 하면 얽힌 실타래도 풀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말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저녁, 전날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물러나는 지도부, 또 낙선한 당대표 후보 등을 용산으로 불러들여 만찬을 가진다고 한다.


우선 윤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대표의 통화 직후에 윤 대통령의 지시로 마련됐다는 만찬이 '떼밥'이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당에서는 새 지도부 뿐만 아니라 물러나는 지도부 인사에 낙선한 당대표 후보들, 대통령실에서도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전원 배석한다고 하니 수십 명이 함께 밥을 먹는 셈이다.


4·10 총선 참패 이후로 보수재생의 길을 모색한지 100여 일, 7·23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민심 속으로 들어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에는 맞댈 머리가 너무 많다. 속내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오해를 풀고 이견을 해소하며 접점을 찾기에는 번잡한 자리가 됐다. 대화합의 자리라고는 하지만, 대화합이 여럿이 모여 떠들썩하게 웃으며 건배사를 함께 외친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정으로 당정 대화합을 이뤄내고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꼬여있는 정국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만찬 주재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정국의 핵심 쟁점인 '채상병 특별법'과 관련해, 대법원장 등 공정한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 방식이라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본인이 먼저 밝히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대통령실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는 사건에 관해 외압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까지 화가 미칠 이유가 전혀 없었던 일이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가래로도 못 막는 것을 넘어 토붕와해(土崩瓦解)의 엄청난 사태로 번졌다.


이제는 특검을 한 차례 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 명약관화한데도, 무조건 거부만 하는 것은 민심을 적으로 돌릴 뿐만 아니라 당정 갈등의 불씨를 던지는 셈이다. 특히 그 거부의 이유가 "특검은 곧 탄핵"이라니, 마치 특검 수사를 받으면 탄핵을 당할 혐의라도 나오는 것처럼 '패배의 프레임'을 스스로 짜놓고 걸어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윤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에 대해서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지 않으면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새 지도부 내에서 일부러 각을 세우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62.8%의 득표율로 당선된 당대표와 원내 사이에도 불필요한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기왕 여러 사람들을 용산에 불러놨으니, 오늘밤 윤 대통령이 모두가 듣는 앞에서 "공정한 제3자 추천의 특검이라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한마디만 하면 당에서 분란이 날 일도, 당정 간에 갈등이 있을 일도 없다. 진정한 당정 대화합과 정국의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한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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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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