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멜론 받은 게 '뇌물 사후수뢰'?
진중권 "김, 이번 설 내 뇌물 리스트"
유창선 "김 보고 압수수색 들어갈 듯"
국민의힘 "말이 안 되는 것…유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현직 검사로 근무하던 당시 삼부토건 측으로부터 명절 선물 등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야권을 비롯해 정치권 안팎에서 "무리한 보도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겨레·YTN 등은 지난 25일 윤 후보가 2002부터 2015년 사이 삼부토건 측으로부터 17차례에 걸쳐 명절에 곶감, 멜론, 김, 정육 등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가 나온 직후 더불어민주당 측은 "직무유기와 사후수뢰죄에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윤 후보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명절에 의례적으로 주고 받는 농산물 선물을 두고 뇌물을 주고받았고, 그 사이에 모종의 비리가 있었다는 취지로 몰아간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전복·홍삼·유과·와인·육포·고등어 등이 찍힌 사진을 올리며 "이번 설에 제가 받은 뇌물 리스트입니다"라 비꼬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또한 김 세트가 찍힌 사진을 업로드하고 "동네 마트 앞을 지나다가 '김'을 보고 든 생각...내가 윤석열이었으면 삼부토건 압수수색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측도 즉각 맞받았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삼부토건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삼부토건 사건을 포함해 어떤 타인의 사건에도 관여하거나 사건을 봐준 사실이 없다. 10년간 삼부토건 회장을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도 없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명절 선물은 오래되어 잘 기억하지 못하나 의례적인 수준에 그쳤고, 값비싼 선물은 받은 적이 없다"며 "삼부토건 노조위원장이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명절 선물 목록'은 작성자, 작성 시점과 경위, 이행 여부가 모두 불분명한 문서이며 그런 문서에 이름이 적혀 있다고 돈독한 인연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명절에 김, 곶감, 밤 같은 농산물 등을 받고 사건을 봐줬다는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윤 후보는 평소 법과 원칙, 소신을 지켜왔고 그 과정을 국민들께서 지켜보셨다. 사후에 작성된 출처불명의 명절선물 명단을 가지고 접대나 사건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것은 사실무근이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본인도 전날 취재진과 만나 "그 명절 선물 장부에 대해서도 참 의심스럽다"며 "삼부토건 측과 10년 이상 만난 적도 없고 교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