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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위 2기 출범-하] 지배구조 개선 관건…준법 문화 자리 잡는 ‘뉴 삼성’ 기대


입력 2022.02.03 06:00 수정 2022.02.01 18:15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삼성 내부와 적극적 소통 통해 지배구조 개선

독립성·자율성·지속가능성 확보로 실효성 극복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신임 위원장이 26일 서울 파르나스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2020년 준법감시제도 마련이라는 법원의 주문으로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월로 만 2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 활동을 펼친 1기에 이어 오는 5일부터 2기가 활동에 들어가는 준법위가 그동안 거둔 성과와 향후 과제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2기 체제를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가장 큰 숙제인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이 부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준법위 존재 의의와 실효성 문제를 극복해 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준법위는 2기 체제에서 ‘뉴 삼성’의 핵심 감시기구로서 역할을 해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준법위에서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외부 컨설팅 용역 등 기반을 잘 다져놓은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지난 2020년 7월 22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 워크숍에서 준법감시위원, 사무국 직원, 삼성 7개 관계사 준법지원(감시)인 등 참석자들이 김지형 위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수평적 의미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준법문화 안착 주도


이찬희 위원장이 이끄는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초점을 맞춰 준법감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의미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낼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자의 준법위반 예방 물론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팀과의 협력을 통해 지배구조 해소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준법위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삼성으로부터 확실하게 보장받고 실효성을 증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대내외에서 실효성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만큼 오명을 씻고 외부 독립기구로서의 존재를 확실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준법위는 지속가능성 확보에 적극 노력하며 외부 독립 기구로서 지배구조는 물론 삼성의 준법 경영 안착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개선의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거시적 관점에서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선은 준법위의 아픈 손가락으로 작용해 왔다. 노조 문제와 승계문제는 1기 체제 하에서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됐지만 지배구조의 경우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워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준법위 설립의 발단이 됐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도 준법위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총수 등 컨트롤타워 감시 방안 마련’ 등을 완수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1기 체제에서 관계사 TF가 추진하는 외부 컨설팅 용역을 검토하는 등 리스크 해소 기반을 일부 마련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재계에서는 준법위가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존재 명분을 확실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준법위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상황이라 뉴 삼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준법경영 실현에 필요한 조직과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선 총수의 확고한 의지가 수반돼야 되는 점을 감안하면 준법위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지형 전임 준법위 위원장도 “개별 회사든 그룹이든 최고 CEO의 확고한 의지가 견인해야 한다”며 “이를 구현할 조직이나 제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이전부터 준법위 활동 보장을 거듭 강조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1월 준법위 임시회의에 앞서 진행한 준법위원들과의 면담에서 앞으로도 위원회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할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도 준법위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삼성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저 스스로도 준법경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외부 목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첫 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 역할하는 데 부족함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 하겠다”며 “준법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배구조 개선은 점진적 접근 필요”


준법위는 노조와 승계 문제 등을 일부 해소하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노사의 단체협약 체결은 물론 준법위와 협약한 계열사 내부에 별도로 준법감시조직(컴플라이언스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준법위 역시 7개 협약사에 대한 내부거래 안건 승인과 신고·제보 접수 처리방안 등을 매달 정기회의를 통해 논의하며 준법문화 안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준법위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준법위는 1기 체제에서 기존 준법 컴플라이언스 팀의 위상을 높이고 준법경영에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활동을 해 왔다”며 “이런 성과들을 기반으로 2기 위원회가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삼성에 준법문화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정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의 경우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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