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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이충렬 감독, 이번엔 다큐 아닌 극영화…멀어진 부녀를 향한 '매미소리'


입력 2022.02.07 14:21 수정 2022.02.07 14:2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4일 개봉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로 흥행기록을 썼던 이충렬 감독이 이번에는 극영화 '매미소리'로 돌아왔다.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된 다시래기란 소재를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과 그 안에서 아버지와 딸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한 편의 마당극처럼 그려냈다.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매미소리'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이충렬 감독, 이양희, 주보비, 서연우, 그리고 특별출연한 송가인이 참석했다.


'매미소리'는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20년 만에 비로소 서로를 마주하게 된 부녀의 깊은 갈등과 눈물나는 화해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2009년 '워낭소리'로 이후 이충렬 감독은 13년이라는 오랜 공백기간 끝에 신작을 내놨다. '워낭소리'는 296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독립영화 사상 유례 없는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스크린에 복귀한 이충렬 감독은 "'워낭소리' 개봉 이후 시간이 꽤 많이 지났다. 바로 '매미소리'를 선보였어야 했는데 우여곡절과 사정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 이제야 개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로 연출을 한 이유에 대해선 "다들 저를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아시고, 제목이 '매미소리'니까, 이번 작품도 다큐멘터리로 알고 계시더라"라며 "'매미소리'는 연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다큐멘터리로 만들지 못했다. 또 제 개인적인 가족사, 가족 간의 상처들을 표현하고 싶어 극영화를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영화는 출상 전날 밤 초상집 마당에서 광대들과 상여꾼들이 벌이는 진도 전통 민속놀이인 '다시래기'를 중심으로 부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다시래기를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것과 관련 "과거에 송가인의 어머니 송순단 명인을 취재하기 위해 진도에 내려갔다가 다시래기를 알게 됐다. 초상집에서 상두꾼들이 모여 춤추고 노는 것이 인상 깊었다. 다시래기는 다시 돌아온다는 뜻으로 슬퍼만 하지 말고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웃음을 주는 하나의 극이다. 이를 통해 '워낭소리'에 이어 가족 간의 상처에 대한 영화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전라도 사투리였다. 배우가 모두 전라도 출신이 아니다. 그럼에도 잘 해주셨다. 또 문화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해서는 욕보일 수 있겠다 싶어 기존보다 더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배우들에게 주문했다. 짧은 시간 안에 진도 사람이 봐도 '재밌다'고 할 정 도로 배우들이 피나는 연습을 했다.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극 중 다시래기 인간문화재를 꿈꾸는 배덕배로 데뷔 35년 만에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은 이양희는 "제가 그 동안 잘 버티다보니 이런 날이 오는 것 같다. 긴 호흡의 주인공 연기가 처음이라 부담과 걱정도 됐지만 기대도 됐다. 다시는 이런 작품을 못할 것 같다 정말 잘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양희는 "처음 이 작품을 읽고 새로운 영화가 탄생하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잘 쓰여진 작품은 처음 봤다"라며 "다시래기를 하는 덕배와 배우인 저는 모두 광대다. 그러다보니 맞닿는 부분이 있었다. 다시래기가 뭐라고 가족까지 외면하며 치열하게 몸부림칠까 싶었다"라고 덕배를 연기한 기분을 전했다.


주보비는 덕배의 딸이자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아버지와 갈등하는 수남으로 분했다. 주보비는 "저도 주연인 영화는 처음이라 책임감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다. 촬영하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남의 딸 꽃하나 역의 서연우는 "감독님은 제가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주셨고 배우분들은 잘 연기할 수 있게 챙겨주셨다. 스태프분들도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다 좋았다"라고 '매미소리'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꽃하나는 다시래기를 접하며 외할아버지인 덕배와 가까워진다. 서연우는 "촬영이 여름이었는데 낮에는 만히 덥고 밤에는 세트장이 바닷가에 있어서 많이 추웠다. 그래도 반팔을 입고 촬영을 해야 했는데 목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목소리가 예쁘지 않게 나온 것 같다"라고 아쉬운 점을 말하기도 했다.


서연우는 "관객들이 '매미소리'를 보실 때 스스로가 영화 주인공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영화 관람을 위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진도 출신의 송가인은 수남의 중학교 동창이자 업소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료로 깜짝 출연했다. 송가인은 "처음 연락왔을 때는 진도에서 영화를 찍는다고 하니 반가웠다. 진도 홍보대사로서 안올 수가 없었다. 또 감독님의 '워낭소리'를 감명깊게 봐서 단 번에 진도에 내려가 즐겁게 촬영하고 왔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처음 연기에 도전한 송가인은 "연기는 배우가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으며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너무 어색했다. 대사가 짧아도 힘들었다. 앞으로 연기는 못할 것 같다"면서 가수 활동에 더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충렬 감독은 "영화를 요리로 비유한다면 맛이 없어도 배고파서 먹는 음식이 있고, 건강식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 또 식도락을 위한 음식도 있다. 제 영화가 어떤쪽에 속할지는 관객들의 결정에 따라 달렸다"라면서도 "저예산 속에서 많은 공을 들였다. 아쉬운 지점도 있지만 천편일률적인 영화들 사이에서 이런 장르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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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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