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단일화 논의 속도…與, 安에 열렬 구애
송영길 "安의 과학기술 강국 비전 흡수할 것"
정성호 "安 추구 정치 노선·공약, 李와 가까워"
미련도 있지만, 尹·安 단일화 성사 '견제' 차원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안 후보를 향한 막판 구애를 열렬하게 펼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안 후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안 단일화' 성사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는 차원의 목적도 있어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1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안 후보의 과학기술 강국 어젠다와 비전을 흡수하겠다"며 거듭 러브콜을 보냈다. '민주당이 안 후보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윤·안 단일화 견제 때문이냐'는 질문엔 "그런 요소도 있겠지만, 대선 전략을 넘어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양 후보(이재명·안철수)가 (서로)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다"고 했다. 다만 "최종 결심은 후보가 어떻게 결심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지난 9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추구하는 정치적 노선과 가치 또는 공약들,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상황들을 본다면 오히려 이 후보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 측과 안 후보 측 사이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위한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후보 측 '주요 메신저'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은 정성호 의원과 최근 복당한 김관영·채이배 전 의원 등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과거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였을 때 원내수석부대표였고, 김·채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안 후보와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1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 측에서 단일화에 대한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거기(민주당)에 책임 있는 분들이 논의나 접촉을 요청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요청에 안 후보가 응답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안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윤 후보와 안 후보 (단일화) 확률이 아무래도 더 높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 후보와 전격 회동한 야권 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1일 "이 후보하고 결합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안 후보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 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안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당내 세력이 없는 것은 안 후보에겐 매력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도 지난 8일 전국 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안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책 연합도 가능하고, 후보들이 끝까지 완주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방안도 있고, 단일화를 하는 방안도 있다"면서도 "주로 야권 내에서 단일화가 논의되고 있어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매우 섣부르다"고 했다. '윤·안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현재 '이·안 단일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내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안 되는 줄 알면서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