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공정㈜ '국민들은 지금'
응답자 46.8% "安, 대선 완주해야"
지지하는 정당별 답변 극명히 갈려
민주당 지지자 76.4% "安 완주" 국민의힘 지지자 73.2% "반드시 단일화"
3·9 대선을 앞둔 야권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였던 '후보 단일화'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국민들은 여야 정당 지지 여부에 따라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일에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향후 대선 행보 방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8%가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고, 39.3%가 "반드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대선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를 향해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에 동의하지 않는 윤 후보 측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한 끝에 전날(20일)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그간 물밑에서 양 측의 실무진이 단일화 조건을 두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양 당 인사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어, 향후 지지율 추이 및 후보들의 심경 변화에 따라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76.4%가 안 후보가 완주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의 73.2%는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반드시 단일화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안 후보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층에서도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응답이 많았다. 국민의당 지지층의 47.2%가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바라봤고, 36.4%가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단, 개별 대선 후보의 지지 여부에 따라서는 다소 상이한 결과가 도출됐다. 차기 대선 후보로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층에서는 53.7%가 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고, 31.4%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필요성을 피력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 지지자 중에서는 73.7%가 단일화를, 15.5%가 단일화 없이 안 후보가 완주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의 경우 81.5%가 안 후보의 완주를 바랐고, 4.9%의 응답자만이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지지자 73.7% "반드시 단일화를"
이재명 지지자 81.5% "안철수 완주해야"
안철수 지지자 53.7% "완주" 31.4% "단일화"
보수·尹 지지자일수록 단일화 의견↑…"지지 후보 당선에 유리하게 응답"
지역별로 살펴보면 윤 후보의 지지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 후보의 지지세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호남권에서 안 후보가 완주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에서 단일화를 바라는 응답은 51.9%를 보였고 안 후보 완주 의견은 38.4%였다. 반면 광주·전남·전북에서는 62.5%가 안 후보의 완주를 바랐고,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18.2%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는 안 후보 완주에 대한 의견이 단일화에 대한 의견보다 높게 형성됐다. 서울 지역 응답자의 46.1%가 안 후보가 완주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단일화 의견은 36.2%로 조사됐고, 경기·인천 지역 응답자들도 안 후보 완주의 필요성을 답한 비율이 48.7%로 39.9%의 단일화 의견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만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안 후보 완주에 대한 의견이 높았다. 특히 40대 응답자 중 안 후보의 완주를 바라는 비율이 58.7%로 가장 높았고, 만18세이상20대와 30대에서도 안 후보 완주에 대한 의견이 각각 50.3%와 52.3%로 과반을 넘었다.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만60세 이상에서만 52.2%로 안 후보 완주(36.1%)보다 높게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 여부에 따라서도 의견이 갈렸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응답층에서는 77.3%가 안 후보의 완주가 필요하다고 바라봤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층에서는 64.1%가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야권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어떤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단일화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다.
윤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야권 단일 후보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층에서는 65.4%가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안 후보가 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응답층에서는 76.7%가 안 후보의 완주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보수 성향이거나 윤 후보 지지자의 경우 안 후보가 반드시 윤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졌고, 진보 성향이거나 안 후보 혹인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일수록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이번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이런 결과는 진영논리에 따라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에 유리하게 응답하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ARS(100%)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9.8%로 최종 1001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지난해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값 부여(림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