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동계올림픽 2관왕 수잔 슐팅, 한국 쇼트트랙 위협
1500m 금메달로 자존심 지킨 최민정과 치열한 경쟁 예고
이르면 3월 예정된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서 또 충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펼쳤던 최민정(성남시청)과 수잔 슐팅(네덜란드)의 라이벌전은 앞으로도 계속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두 선수는 이르면 다음 달 18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앞서 두 선수는 20일 폐막한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네덜란드 에이스 슐팅은 올림픽을 통해 향후 한국 쇼트트랙을 위협할 요주의 인물로 부상했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슐팅은 최민정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최민정은 평창서 4관왕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올라운더' 스케이터였다. 한국 쇼트트랙이 전통적으로 취약한 500m에서도 최민정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슐팅은 평창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그리 많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당시 1000m에 나섰던 최민정과 심석희가 넘어지면서 행운의 금메달을 차지한 정도로 평가 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최민정이 슐팅에 다소 밀리는 양상이었다. 여자 1000m에서는 슐팅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여자 계주 3000m에서도 슐팅이 이끄는 네덜란드의 우승을 저지하지 못했다.
그나마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이 슐팅의 올림픽 3관왕을 저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베이징대회에서는 슐팅이 4개 종목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며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최민정에 판정승을 거뒀다.
슐팅의 강점은 170cm의 큰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스피드다. 최민정과 마찬가지로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두루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은 다소 다르다. 최민정이 후방에서 기회를 엿보다 레이스 막판 치고 나가는 전략을 주로 활용한다면 슐팅은 초반부터 선두에 서서 레이스를 이끈다. 1000m의 경우 슐팅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반면 지구력에서 강점이 있는 최민정은 1500m서 경기 막판 슐팅의 추격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직 20대 중반인 두 선수는 4년 뒤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도 동반 출전해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갈 전망인데, 그 전까지 매 시즌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통해 끊임없이 충돌할 전망이다.